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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봉오리란 의식 없이 브로콜리를 먹었다.
초고추장에 간단히 먹어도 신선한 식감에
이따금 겨울 시금치가 식상할 때 푸른 채소로
애용하는데 요번에는 좁쌀 알맹이들이 제법 크게
보여서 꽃송이가 아닐까 유심히 살폈다.
꽃송이들이구나!
세상에, 피기 바로 전 상태에서 한입에
몇 백개가 넘는 꽃송이가 넘어가겠구나.
이 많은 송이들이 꽃을 피우면 장관이겠는데?
찾아봐야겠다.
두근거리며 꽃송이를 만났다.
나비 닮은 귀여운 꽃이었다.
빽빽하여 어찌 얼굴을 내밀까 걱정이더니
배추꽃과 비슷한 노란 꽃송이들이
서로 배려하며 피는 모습이었다.
그러다 너도 나도 팝콘 튀겨지 듯 팡팡!
오목조목 꽃줄기가 사방으로 뻗어 서로 숨 막히지
않는 공간 확보에 골고루 햇볕 쬐는 모습이었다.
꽃을 대하니 먹기보다 심고 싶었다.
농부가 아닌 다음에야 몇 포기
심어 놓으면 예뻐서 어떻게 먹을까나!
브로콜리를 데치다 작은 알맹이들이 보글보글
자잘한 노란 꽃을 피우기까지 또 하나의
두근거리는 만남이 있었다.^^
2022년 1월 5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