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에 꿈을 잘 꾸었을까? 정작 꿈은 생각나질 않지만 오래전에 가야금을 같이 배웠던 분에게서 뜻밖의 전화가 왔다. 그녀는..... 아니, 그 스님은..... 처음 배울 때는 아가씨였지만 도중에 머리를 깎으신 분인데, 지나간 세속의 사람들 전화번호를 다~~지웠다 생각했지만 어쩐 일인지 내 번호는 아직도 남아있어서 보통의 인연은 넘는다 하시며 다소 목소리가 상기되어 있으셨다. 그러잖아도 연습하셨던 가야금을 하나 지니시고 계신데 스님 공부하시기도 시간이 모자를 정도로 벅차서 계속 배우지를 못하셨다며 가야금을 가져온 친구 분께 도로 갖다 주기시도 뭐하고 무작정 모르는 강습소에 가서 맡기기도 그러셨다며 혹시, 지금도 배우고 있냐고 하시네? 혹시? "네, 지금도 배우고 있습니다." 스님은 깜짝 놀라며 가야금 맡길..
수요일이면 마중 오는 님 끝날 무렵 떡집 앞에 있겠다 소식이 오네 길 건너엔 남녀속옷 전시에 영화관에 활기찬 여대생들에 볼거리 天地데 항상 떡집 앞이라? 마중 나온 첫날 어쩐지 가래떡 사자고 하더라네 가볍게 산책하듯 마중 나왔다 양파, 무, 생선 들고 나타날 때엔 누구보다 맛있게 먹으면서도 무겁다 입 나와 툴툴하더니? 어느 날 자전거 함께 나왔더라네 바구니 빨강 초록 싣고 난 가벼운 自由人 되어 님의 한 손은 자전거 끌고 남은 손은~~~ 바로 두어 시간 전...... 널널한 옷, 가볍게 묶은 머리, 맨얼굴 익숙하다 예쁘게 빗은 머리, 하얀 분 바르고, 입술 반짝이며 마주하니 뜬금없이 부끄럼 어색함 있어도... 아, 길 건너 반가운 님 보이는구나! 그새 할말이 생겼는지 두런두런 개천가 흰두루미 피라미 들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