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광화문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갑자기 탁 트인 광장이 나타나 감탄이 절로 나왔던 곳! 이곳이 바로 송현동 '열린녹지광장'이다 서울 살아도 모르는 동네가 많은데 송현동도 그랬다. 지금 바라보는 광장에 중학교 한 곳만이 포함되어 송현동이었으니 넓이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광장 뒤편으로는 인왕산이 펼쳐졌다. 무려 110년 만에 개방했다니 이제라도 긍정적으로 봐야겠지만 어찌 보면 너무 한 것 아닌가 싶다. 개인의 저택이었다가 기업들이 차지했다가 정부와 서울시가 매입해 임시로 개방했다는데 이 값지고 넓은 땅을 어째 그리 오랜 세월 동안 가둬두었단 말인가! 인왕산에서 2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로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이 보인다. 광장의 왼쪽으로 경복궁이 있어 얼마나 시내 중..

정조가 수원 화성으로 능 행차하는 당일이다. 창덕궁 앞에서 출발한다는데 행사 때문에 버스가 다른 곳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창경궁에서 내려 걸어가기로 했다. 얼마 전 걸었던 순라길을 넘어서면 창덕궁이 나오니 비교적 이른 아침에 순라길을 오른 셈인데 날이 푸르렀고 아침 공기가 시원하며... 아무도 없어 한적하니 기분이 최고였다. 화살나무 붉은 단풍이 반겨주었네!^^ 소나무 자리 잡아 키가 커진 듯 늠름하였고, 이 길로 오길 잘했다며 웃음꽃 피었다. 창덕궁으로 내려가는 길목에선 은행잎이 황금으로 익어가며 빛나는데 북소리와 피리, 나팔소리가 들려 마음이 날아올랐다. "와아~~~ " 두 개의 차선을 비운 길 쪽으로 능행차 준비하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복장을 갖추고 기다리는 모습에 우리도 서둘렀지만 새벽..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을 하기 이틀 전... 당일에는 교통통제를 하고 사람도 많을 것이라 노들섬을 구경할 겸 미리 다녀왔다. 한강대교 밑에 자리 잡은 노들섬은 2005년 서울시가 매입하고 2019년 9월 최대한으로 섬의 원형을 유지한 채 시민들을 위한 라이브 하우스, 노들 서가, 예술마당 등 복합 문화공간으로 거듭난 곳이라는데... 한강대교 중간 지점인 버스정류장에서 내렸더니 강물은 보이지 않고 평지로 이어져 어리둥절하였다. 강폭이 넓어서도 그렇거니와 다리 한 쪽으로 건물을 높이 지어 그랬을 것이다.^^ 건물들을 지나 잔디마당으로 향하자... 정조대왕 능행차 준비에 한창 바쁜 모습이었다. 배다리는 당시에 한강을 건널 때 배를 옆으로 죽~ 연결하고 위에 널빤지를 얹은 임시다리였으나 재현하려니 제작과 철거비용..

혜화동 대학로에서 사는 젊은 친구 덕분에 서울문화재단을 방문하게 되었다. 11시에 공연이 있다 해서 무조건 간다고 했다. 어떤 가수인지도 모르고 말이다. 사람들이 많을까 앉아서 보려고 10시에 만나서 걸어가다가 근사한 문화재단 건물을 만났다. "이런 곳도 있었구나!' 다녀봐야 자꾸 정보를 알게 된다. 매달 첫째 주 목요일마다 공연을 해왔다는데 오전 11시에 하니까 '스테이지 11' 인가 보았다. 가까이 오자 연습을 하는지 조금은 재즈풍의 연주가 들려와 발걸음이 가벼워지며 얼른 마주하고 싶었다. [서울 스테이지 11]의 오늘 공연 가수는 백현진이었다. 노래를 들어본 적 없고 배우이기도 하다는데 제목이 사자티셔츠, 빛, 노루, 고속도로 등 독특하였다. 미리 공연장소를 엿보고, 등장인물들을 보며 2층으로 올라..

추석이 지나면 채소값이 떨어질 줄 알았다. 시금치 한 단에 7000원까지 갔고 배추는 한 포기에 15000원까지 행진하더니... 요즘 울 동네 무 한 개는 5000원이다. 김치는 담가야겠는데... 배춧값 떨어지길 기다리다 기다리다...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김장김치 조금 남은 것 볶아서 먹다가 파릇한 무엇이 없으니 식탁은 생기 잃은 갈색으로 오이무침도 반가운 날이 되었다. 그러던 중 동네에 마트가 하나 더 생겼다. 괜히 할인행사를 해서 무슨 일이지? 했다가 아래쪽에 마트가 생겼단 소리에 그랬구나! 어쩐지, 덕분에 미끼(?) 상품 몇 개씩은 예전 가격으로 돌아가고 있어 반가웠다. 우연히 과일 사러 갔다가 세상에 열무가 두 단에... 3000원이어서 잘못 들었나 싶어 다시 물어보았다. 대신 짝수로 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