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말에 만나 산에 가기로 했으나 감기에 걸려 못 가겠단 소식이 왔다. 나름 이날을 기다렸기에 준비된 상태라 혼자서 길을 나섰다. 진달래능선을 타고 대동문으로 향하려 했지만 찾아보니 단풍이 별로 보이지 않아 이왕에 도봉산으로 발길을 옮겼다. 멀리 올라야 할 하얀 바위들이 보인다. 앞으로만 향해서 그랬나 스틱을 펴려고 사잇길로 접어들다 '도봉동문'이라고 송시열이 썼다는 바위를 처음 만났다. 도봉서원이 있는 곳이며 도봉산의 입구임을 알려주는 석각이었다. 혼자 올 것이면 사람 많은 주말을 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어르신들은 입구 벤치에서 머물기도 하고 자신에게 맞는 코스들을 찾아 위로 올랐다. 북한산과 합하여 국립공원인 도봉산 역시 돌이 많은 산이다. 계곡의 물이 말라 바위만 덩그러니 보여 건조함이 있었다. 햇볕..

걷기 운동 겸 수목원을 찾았다. 시간이 나면 어디로 가볼까 생각해본다. 새로움을 맛보고 싶어 몇 번 시작했던 길과 반대방향으로 돌았다. 요즘은 맨드라미가 꽃차로 거듭나고... 꽃을 삶아 옷감 물들이는 모습을 보았는데 인체에 별일 없는지 자꾸 실험해보나 싶었다. 우람한 낙우송 군락을 지나... 씨앗으로 남은 들꽃들 둘러보며 그늘진 숲길 선호하더니 어느덧 어둡고 서늘함을 떠나 햇볕이 그리운 계절이 되었다. 집에도 산국이 한아름 피어 꽃향기 들어오라 문 열어주었다.^^ 포플러(버드나무과)가 물을 좋아하는지 발 담그고 있었다. 발은 언제나 뽀송함이 좋던데... ^^ 좁은 관을 이용해 물이 이동하는 통로를 만들고 물웅덩이를 여러 개 만들어 습지식물을 키우는 곳에는 주인공이 누구였나 숲이 꽉 들어차 있었다. 생소한..

한 달 전 가족모임 한다는 소식이 왔다. 나름 특급호텔이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정말요?" "방이 하나 남아 얼른 결정했다니 부담 갖지 말고 와!" 그래서 드레스 입고 가야 하냐고 농담을 했다. 호텔은 한 10년 만인 것 같다.^^ '선물로 뭘 사 가지?' 이래 저래 조언을 받고 여러 가지 생각해봤으나 현금이 좋겠다는 의견에 성의껏 넣었다. 당일날 로비에서 가족들을 만났는데 식당 앞에 줄을 길게 섰으니 기다렸다 들어가자고 했다. 다른 집들도 시간을 두고 예약했을 것이다만... 20분쯤 기다리다 갔는데도 여전히 줄이 서있었고 통로에 사람이 많자 상쾌한 기분이 들지 않았다. 우아하게 한번 먹어보려고 했더니만...ㅎㅎ 한꺼번에 모조리 갔다 놓고 먹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접시에 꽉 채우지 않고 느긋하게 담아 ..

다른 날보다 먼지가 있긴 했다. 이왕 더 있어라 하기도 했다. 나름 긴 산행이라 두려움이 있어서... ㅎㅎ 하지만 바깥 생활에 지장 없다니 가라는 뜻이라며 사과대추, 물, 두유, 군고구마를 챙겨 버스에 탔음에도 백운대에 오를 수 있을까? 거리가 좀 짧은 대동문 쪽으로 가볼까 궁리하였다. 언제나 반가운 물웅덩이를 지나... 백운대로 방향을 잡았다. 금요일이니 평일이라 사람이 적을 것이며 날 잡기도 어려운데 정상에 한 번쯤은 가보고 싶었다. 나이는 점점 먹어가고, 다리가 청춘으로 돌아갈 것은 아닐진대... ^^ 사실 단풍 보려고 온 것이 목표는 아니었다. 천천히 걸어서 정상을 가보자였는데 200m쯤 오르자 단풍이 마구마구 보였다. 용기 낸 선물이라 생각했다.^^ 하루재를 지나며 사람이 별로 없다가 모둠으로 ..

가을이라고 여기저기서 축제를 한다. 광화문에 갔다가 조금 있으면 퍼레이드를 한다고 해서 운 좋게 정 중앙에 앉을 수 있었다. 이런 축제 보는 것도 처음이다.^^ 몇 분만에 무대 둘레는 사람들로 꽉 찼다. 옆으로 앉았으면 햇빛에 눈 부셨을 텐데... 중앙에 앉아 등 뒤로 햇볕을 받아 따습고 좋았다. 무대 앞이 널찍했으며 장애가 있는 청소년들의 클래식 연주로 시작되었는데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을지 뭉클하였다. 다음은 김덕수 사물놀이 농악이었다. 의상도 화려했지만 압도적인 소리로 관중을 집중시키며 흥을 돋우었다. 상모 돌리기 할 때는 남정네들 몸이 엄청 기울어져 넘어지지나 않을까 보는 내가 간 떨어지는 줄 알았다.^^ '무대가 넓을 수밖에 없었네!' 북치는 여인들 한복 입은 자태가 고왔다. "얼쑤 우~~~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