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4시 사이에 택배가 올 거예요." "아, 그래요? 정리하고 산책 다녀오겠습니다." 집에 있다가 딸기가 올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무슨 딸기를 택배로 보내지?' 유통기한이 짧아 상할 수 있어서 갸우뚱했다. 혹시 4시까지 기다리자면 추워서 산책 나가기 곤란하여 미리 다녀오자며 오후 2시쯤 돌아왔더니 엘리베이터가 위에서 내려오다가 우리 층에서 멈췄다. 도착했다는 느낌이었고 1층에서 아저씨와 만났다. 올라갔더니 길이 30cm 정도의 생선 30마리는 들어가겠는 스티로폼 상자가 보였다. 그런데 옮기려니... 참으로 가벼워 무엇이 들어는 있나??? 포장마저 가벼웠지만 귀하게 다룬 흔적이 보이고 공기방울이 크게 들어있는 비닐에다 돌돌 말은 딸기 한 팩이 놓여있지 않은가! '아직 익지도 않았네?' ..
아침에 눈이 오기 시작해 함박눈으로 변해서 멋진 설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 마음이 들떴다. 미끄러질 걱정 없이 지팡이 하나 들고 나섰다. 집 앞은 윙 기계 돌아가는 소리에 눈 치우고 있었고 거리에는 염화칼슘으로 질척되기 시작했지만 산에 오르니 먼저 지나간 발자국을 따라가지 않으면, 신발이 눈 속에 푹푹 잠길 정도로 풍성하였다. 42년 만이라 하였나? '이런 풍경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행복해서 저절로 나온 말이다. 히말라야 설악산 몽블랑이 부럽지 않았다. 우산 대신 모자 달린 옷을 입었다. 넓은 길로나 향하여 무리 없이 집으로 향하려다 평소에 산책하는 그대로 한 바퀴 돌아보자 했다. 새 신발도 아닌데 뽀드득 소리가 싱그러웠다. 신났다...♬ 연인들이 제법 있다가 샛길로 접어드니 눈은 계속 내리는데 ..
싱크대밑 난방 조절하는 장치들 안쪽에 주방세제를 놓고 쓰는데 세제가 떨어져서 꺼내다 묵직한 것이 손에 닿았다. '어? 뭘까나?' 꺼내 보니 이런 모양이었다. 오른쪽에 있는 것을 먼저 발견한 후, 나뭇결 모양이라 나무토막이 왜 이리 무겁지? 하다 스톤이라 쓰여있어서 돌이란 것을 알았다. 가로가 약 12cm 세로와 높이가 약 6cm쯤이었는데 혹시 또 있을까 하여 고개를 디밀고 손을 뻗었더니 반대쪽에서 무늬가 다른 또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요번에는 돌과 비슷한 색으로 혹시 찾아보면 더 나올지 모르겠지만 공간이 어두워서 예전 '로마의 휴일' 영화장면처럼 손을 넣었다 어찌 될지 모른다는 생각이 별안간 떠올라 샅샅이 찾진 않았다. 저울이 없어 무게를 잴 순 없었어도 돌이니까 제법 묵직하여 하나에 500g은 넘을..
12시가 넘었는데도 눈이 잠 잘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낮에 여고동창들 모임이 명동에서 있었는데 뷔페집이고 시간제한이 없어 4시간쯤... 여유롭게 앉아있었을 것이다. '커피를 늦게 마시긴 했지!' 보통 입장한 뒤 2시간이 넘으면 자리를 비우라 했지만 주인이 달라졌나, 상호마저 바뀌어 점심시간이 지나자 음식을 들고 오가는 사람 없이 근처의 성당에서 오셨나 신부님도 보이고... ^^ 차분하니 자리마다 분위기가 좋았다. 이곳에서 쫓겨나면 찻집으로 이동하기도 했는데 앉은자리에서 모조리 해결하여 절약하기도 했다. 잠이 오지 않으면 억지로 누워있지 말고 무엇이든 하다가 다시 잠 올 때 자라는 이야기가 떠올라 신문을 못 봤으니 누워서 관심 가는 뉴스들을 읽었다. 소식지 19곳을 신청하여 받아보는데 다 읽었는데도 눈이 ..
정확하게는 두 번째 눈이 왔다. 첫눈도 산을 오르며 맞이했지만 셀 수 있을 정도로 날리다 말아 첫눈이라 기억하기 시시했다. 또다시 산을 오르는데 두 번째 눈이 날렸다. 마음속으로는 첫눈이었다. 쌓일 만큼은 아니었지만 제법 눈발이 앞을 가렸다. 첫눈이라니 그리운 사람을 떠올려봤다. 학창시절 멀리서 보면 기분 좋은 사람이 있었지만 부모님은 살아계시고 딱히 떠올려지는 사람이 없었다. 첫사랑이 낭군이라 옆에 있어서 나름 시시한가? 아니야, 그랬기 때문에 이 남자와 살았더라면, 저 남자는 어땠을까란 미련 없이 복잡하지 않아 다행스럽다 말하겠다.^^ "걸으며 무슨 생각을 하니?" "글쎄, 아무런 생각 없을 때도 많아." 어떤 글에서 읽은 복식호흡 30회에 들어갔다. 숨을 들이쉬며 배를 불리고 뜸 들일 수 있으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