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태어나면 너와의 결혼 1순위가 되고 싶어" "... 고마워!" 아주 오래전 이야기다.예쁘게 봐줬단 생각에 고맙다는 말로 대신했어도각자 잘 살고 있으면서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나와싫지 않은 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농담일 수 있지만진심 또한 느껴져서 어떻게 대답을 했어야현명했을까 생각이 이어지기도 했다. 낭군에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네? 했더니 "누구누구는 좋겠네...ㅎㅎ" 그렇게 웃어넘기며 몇 년에 한두 번 정도 소식이 오면답장을 보내며 지냈는데 얼굴을 본 지 15년이 넘었을까?만나보자는 소식이 왔다. 한 번은 치과에 다니고 있어서 다음에 만나자 했었고 그다음엔 몇몇이 함께 한다며 불편한 사람이 없냐고 묻길래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고 장소에 도착했더니10분 정도 일찍 갔어도 도착해 있었다. ..

요즘은 중학생들도 커피를 마시던데커피 향기를 모르고 스무 살이 넘어 시작되었지만좋구나, 개운하다는 생각을 못한 채점심으로 라면을 먹을까, 커피 한잔 할까?그러며 청춘이 흘러갔었다.두 가지 다 하기에는 시간이 모자란 듯...하루의 용돈을 생각하며 사치라 여겼을 것이다. 한동안 믹스커피도 잘 마셨다.산에 올랐다거나 사우나 다녀올 때는 지금도달달함에 맛있게 마시는데 평범하게 밥 먹은 후에는달달함이 지나쳐 답답함이 느껴지는 것을 보면커피에 대한 생각이 쪼금 달라지긴 했다. 설탕, 프림, 커피를 각자 취향에 따라 넣어마시는 것도 좋았다. 1: 1: 1.7 정도?믹스커피보다는 개운하면서 간이 맞았다 할까?즐거운 마음으로 한 잔이나 두 잔씩 먹다가 프림이돼지기름이라 했던가, 건강에 나쁘다는 소식을 접한후에는 설탕..

대학교에서 운동장을 개방해 한 동안 400m 트랙을뛰었었는데 이사 오면서 그만 둔지 오래되었다.시간이 지나며 다리에 무리가 될 듯싶어서라도다시 시도할 생각을 못했는데 우연히 방송을 보고 슬로우 러닝을 알게 되었다. '무릎에 무리가 없다니 한번 해볼까?'다음날 둘레길을 한 시간 정도 돌고 난 후 다리가 열을 받아 준비가 되었을 거라 영하의 기온이지만운동장을 천천히 두 바퀴 돌았더니 어렵지 않았다. 발 뒤꿈치부터 땅에 닿아야 좋다는 걷기와는 달리 슬로우 러닝(slow running)은 발 앞부분...그러니까 까치발로 허리를 세우고 정면을 바라보며뛰는 것이어서 보폭이 좁고 천천히 뛸 수밖에 없는데무릎이나 발바닥에 부담 가는 것을 모르겠었다. 며칠이 지나자 둘레길을 걸을 때도 평지가 나오면몸이 가벼울..

나에게 가야금이 두 대 있다.하나는 집에 또 하나는 배우는 곳에 두고 썼는데젊은 스님이 같이 배우다가 어렵다며 기증해 준 것이다.햇수로 7년 정도를 배우다 그만두고 나니 가야금 두 대가 필요 없게 되었다. 그녀에게 가야금 배울 곳이 있는지 알아보라며기증받은 것을 그대로 전해주고 싶다 이야기를 건네자알아본 결과 집 가까운 곳에 있다며 기뻐하였다.그녀의 집은 부산이어서 먼 길 가져가야 한다. 스님(그 사이 일반인으로 돌아왔음)은 당신 곁을떠난 가야금이라 당근마트에 팔아서라도 쓰라고 했지만그럴 마음은 없어서 종종 기증할 곳을 알아보고 있었다.친구들이 배운다면 악기를 주겠다고도 했으나여태껏 임자를 찾지 못하다가 시집보내게 된 것이다. 가야금을 거저 얻게 됐다고 그녀가 밥 한 번을 산단다.압구정에서 만나자..

무슨 책을 읽을까 하다 찾은 것이 단편소설이다.현대소설이라 했으니 장편이 나올 수 있지만 아직은 짧은 단편만 나왔다. 예전에 읽은 기억이 선명하면 그냥 지나치기도 하는데이야기가 가물거리면 짧으니까 다시 읽어보았다.오랜만에 읽으니 사투리가 정겹고 가난에 애잔하였고, 특히 여인들의 삶이 비참하여...남편들에게 화풀이 대상인 것이 속상하였다.툭하면 작대기로 때리고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지주에게 밉보여 농사지을 땅이 없으면 더욱 못살게 굴었다.급기야 한탕주의에 빠져 하루하루 작은 일거리로 보리쌀과 기껏 감자나 얻어오는 형편이지만 노름을 하려고이년 저년 욕을 하면서 돈을 꿔오라 피가 나도록 때렸다. 당시의 여인들은 시집와 뼈를 묻어야 했으므로 견디다가죽겠다 싶으면 기를 쓰고 집밖으로 달아났을 뿐이다.어찌하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