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쐬고 돌아오는 길 사다리 밑에서 소나무 싹과 단풍잎 가지치기로 다듬어진 나무 아래 이리저리 허우적거리며 가쁜 숨을 쉬었다. 짧은 삶에 서로를 위로하며...... 누구는 선택된 가지 난...... "그래, 나도 할일을 다한 거야." "내가 잘려짐으로 인해서 몸뚱이가 말끔하게 보일 수만 있다면야~~" 손으로 만지니 송진 가득 내뿜으며 어린 소나무 싹이 와락 안겨 찐득하게 붙는다. 예쁜 보랏빛 눈망울 반짝이며...... 일부러 따려면 눈치에 양심에 마음 아프기도 해야지만...... "저요, 저요~~~~" 손드는 아이들 몇 가지 집으로 데리고 왔다. 기운 내라고 세수 시키고 물 먹여주니 급하게 체할듯하면서 찬찬히 살아나 방긋 웃는다. 솔향기 낮게 솔솔 내뿜어주고 형광등 빛 응답하듯 환한 연초록 잎 싱그럼 ..
"들꽃 보고 싶다~~~~." "그래, 산에 가자!" 서울이 고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소식처럼 나 또한 어딜 갔다가 올 때면 한강의 불빛만 봐도 반가운데, 청계산은 자주 갔었던 산이기도 하지만 낮은 양지쪽에 4월까지는 들꽃이 빠르게 변하는 모습이 역력해서 사진을 찍으며 올라도 힘에 부치지 않고 오르기 좋은 山이다. 친구들 앞세우고 천천히 오르며 흙을 밟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 발이 흙 속으로 흡수되며 고향땅에 온 듯 편안하게 내디뎌지는 것이 느껴졌다. 몇 년간 다녔어도 눈에 뜨이질 않았었는데 처음으로 눈에 들어온 이 아이, 잎사귀가 부추처럼 생겨서 산부추(?)인가 했더니 어느 집에 마실을 가보고 '산자고'인 줄 알았다. 다른 말로는 '까치무릇'이란다. 얼굴을 보고 이름까지 알게 되어 무지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