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정류장에서 내려 장충단공원을 지나 가파른 계단을 피해서 국립극장으로 올랐다. 약속을 11시에 했는데 늦지 않았음에도 무슨 추억 쌓기(?)를 한다며 먼저 들 떠났기에 그냥 되돌아올까, 중간에서 내릴까! 마음속에서 갈등이 있었다. 차가 다니지 않는 북측순환로를 생각했지만 오늘따라 시시해져서 산 위로 큰길 따라 오르며 한양성곽을 만나 반가웠다. 단풍은 일찍이 떨어진 듯 헐렁한 가을빛이 남았고... 넓은 시멘트길을 걷다가 갈래길에 보이자, 흙길 걸으려고 작은 숲길로 들어섰다. '역시 흙은 색으로만 대해도 포근하니 좋다.' 계속 가면 산자락 마을로 이어지는 것 같아 다시 위로 올랐다. 정상을 들렀다 내려올 생각이었기 때문인데 사람이 없어 좀 두근거리기는 했다.^^ 탁 트인 전망대가 나왔다. 나를 재밌게 해주려..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내려 광화문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갑자기 탁 트인 광장이 나타나 감탄이 절로 나왔던 곳! 이곳이 바로 송현동 '열린녹지광장'이다 서울 살아도 모르는 동네가 많은데 송현동도 그랬다. 지금 바라보는 광장에 중학교 한 곳만이 포함되어 송현동이었으니 넓이를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광장 뒤편으로는 인왕산이 펼쳐졌다. 무려 110년 만에 개방했다니 이제라도 긍정적으로 봐야겠지만 어찌 보면 너무 한 것 아닌가 싶다. 개인의 저택이었다가 기업들이 차지했다가 정부와 서울시가 매입해 임시로 개방했다는데 이 값지고 넓은 땅을 어째 그리 오랜 세월 동안 가둬두었단 말인가! 인왕산에서 2시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면 바로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이 보인다. 광장의 왼쪽으로 경복궁이 있어 얼마나 시내 중..
헌재소장 공관 때문에 청와대 뒷산으로 오르는 길이 달라졌다며 폐쇄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이미 바뀐 길로 다녀와서 불편함은 못 느꼈는데... 조용하게 살다 하루아침에 3000명이 몰려온다면 누구라도 고역이지 않을까? 임기를 마치면 비우는 조건으로 하던가! 하산하는 갈림길에서 전망대 쪽으로 조금 오르면 백악정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나무는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심었다는데 시간이 흘러 마을 어귀에서 보이는 느티나무 같았다. 백악정에 잠시 들어갔더니 겉에서 보기와는 다르게 정갈하고 아늑하였다. 과연 청와대인 것이다. 정자 뒤로 단단하게 보이는 철문을 지나자... 풍광이 이렇게 좋아지고 경사가 완만하여 산을 오른다기보다 유람(遊覽) 온 듯하였다. 이쯤에서 지도를 다시 참고하자면, 현 위치에 대통문이 있어 ..
독립문역 5번 출구에서 만났다. 바로 뒤가 안산이라 자락길 갈 때 만나는 곳인데 이곳에서 인왕산을 넘어 목적지에 갈 예정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길을 몰라서 인왕산을 넘은 것이지만 이렇게라도 인왕산 한번 더 다녀와 만족스럽다.^^ '무악재 하늘다리'를 건너면 인왕산이다. 100년 전만 해도 무악재를 넘기는 어려웠으며 호랑이가 나타나기도 했단다.^^ 하늘다리에서 내려다 본 모습으로 험한 고개는 내려다보이지 않았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낮은 기와집이 서대문형무소이며 오른쪽이 안산, 다리를 건너면 인왕산이다. 다시 낮은 곳에서부터 출발하였고, 먼지가 있는 날임에도 연둣빛이 싱그러웠다. 안산과 인왕산의 산세를 구경하며 붉은선으로 표시된 성곽을 따라 동쪽으로 내려갈 예정이다. 위로 오르니 뾰족한 범바위가 보였다.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