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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바늘 먹은 고양이!

평산 2014. 4. 5. 07:00

 

 "바느질을 하고 있는데 전화가 왔어!
잠시 뒤돌아서 받았는데 돌아서니 바늘이 보이지 않는 거야.
실이 달려있었고 옆에 고양이가 있었거든,
아무래도 먹은 것 같아!"

 병원에 가야 할지 물어봐 달라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젯밤에 일어난 일인데 아침에 응가를 봐도 나오지 않았다며...
걱정이 가득해서 그런지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세상에, 바늘을 먹다니....."
 "아침은 먹었고?"
 "응..."

 

 뾰족한 바늘을 먹었는데 아침을 먹다니 일단 놀라웠다.
뱃속에서 꾹꾹 찌르지 않을까, 괴로울 텐데...
고양이가 참 느긋한 것인지, 감각이 둔한 것인지...
바늘은 보기만 해도 먹기가 질리지 않겠나!

 낭군에게 전화를 해보니,
병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꼭 찍어봐야 한단다.
저절로 나올 수도 있지만 드문 일이라며...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네?

 

 

 

 갑자기 다급해진 친구는 병원에 다녀오겠다 하고,
궁금하니 결과를 말해달라고 했는데...
오후에 뒷산을 다녀오는 중....
엑스레이 사진이 떡하니 전해져 오는 게 아닌가?
 '아이쿠~~~정말 먹었네, 먹었어!'

 신문에서 어쩌다 총알이 박히고 세월이 흘렀다던가...
수술도구를 잊고 꿰맨 기사들이 있었지만...
실제로 바늘이 들어있는 엑스레이 사진을 본 것은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면서 한숨이 나왔다.

 수술은 하지 않고 왔단다.
피가 흐른 흔적이 없고 실과 바늘귀가 먼저 들어갔으니...
저절로 나오게 될지 시간을 두고 기다려보자 했다는데...
아마도 고양이의 표정 또한 고통스럽지 않아서 그랬을 것이다.
소화되는 과정에서 쿡쿡 찔렀다면...
고양이나 주인이나 의사나 느긋했겠는가!

 

 "야~~~다행이구나!"
 "바늘이 나와야 다행이지, 일단 엑스레이 비용 5만 원 넘게 들었다"
속으로는 동물병원이 양심적이란 생각이 스쳤는데...
무슨 일 일어날지 모른다며 수술을 권한다면 어쩔 것인가!

 

 

 

 그리고는....
시간이 흘러 흘러...
고양이가 다음날 아침밥을 먹고 응가를 했다는데...
얼쑤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바늘이 보이지 않아서 삽으로 잘라보니?
실이 보여서 장갑을 끼고 헤쳐보았단다.
 '아이고~~~ 기특한 것!'
 저렇게 커다란 이불 꿰매는 바늘을 먹고서 고스란히 내놓다니...
바늘은 산화가 되었는지 까맣게 변한 모습이었다. 
낭군이 사진을 보더니만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 거란다.



2014년  4월  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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