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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한 초등학교의 현재 교장선생님께서...
퇴직하시기 전에 총동문회를 만드시겠다며
선배님이나 후배들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관심과 열정을 쏟고 계신다.
당신은 2년 밖에 남지 않으셨다는데...
한쪽에서는 2년이면 충분하지 않겠느냐?
살던 집, 바로 뒤가 다니던 초등학교였고
집에서 아이들 가르친 것이 15년 정도 되니까.
이 아이들이 모조리 후배였으니...
누구보다도 졸업생들을 많이 알고 있지만...
이제 한참 사회생활에 접어들었거나
재미나게 대학생활을 할 시점이라
20~30대 층이 전혀 얼굴을 나타내지 않아서
참석하신 분들은 연세가 있으시거나...
중간에 낀 우리졸업생들, 그리고는 뚝 끊어져
마치 꼬리 잘린 도마뱀처럼 뭉뚝한 모습이었다.
행여, 교장선생님께서 같은 동문이셨으면
좀 더 자연스럽게 동문 결성이 될 수도 있었을 테지만,
그렇지 않으시기에 당신 혼자서 더 어려움을
겪고 계시리라!
졸업한 기수들 카페를 일일이 방문하시고...
의견 남기시고, 모임 주선하시고
송구스럽게도 안내까지 해주시는 모습을 보이셨다.
동기들이 몇 명 학교 근처로 온다며...
내가 가깝게 사니까 다른 기수 졸업생들에 비하여
조금 참가하면 부끄럽지 않겠냐 하기에 나가보았는데...
졸업생 중에는 훌륭하신 분들은 물론이고
유명 배우나 가수, 인기 있는 아나운서...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활약했던 운동선수 집안...
등등... 화려하기도 했다.^^
첫 번째 모임이 끝나고,
회장 되신 분이 대관령에서 목장을 하시다기에
다른 사람들은 愛校心에 불탔을지 모르겠다만...
나는 속으로 목장에 한번 가볼 수도 있겠다며
안개 낀 촉촉한 푸른 들판과 맑은 햇살,
흰구름 동동~~~♬
혼자서 김칫국물에 밥까지 말아 먹었다.
그 후 두 번째 모임을 한 달 전쯤 주선하시며...
미리 참가 여부를 알려 달라 하셨지만...
선뜻 말씀을 못 드려서 답답하셨을 것이다.
중요한 인물도 아니고...
동기들 모임도 모조리 참석하지 못하는데
총동문회까지라니...?
날짜는 다가왔으나 동기들마저 연락이 없어
그런가보다~~~하고는 뒷산에 올라
날이 푸근하여 평소보다 오래도록 운동을 하고
내려왔는데 그 사이 여러 차례 소식이 와있었다.
내가 먼저 가겠냐고 물어볼 수도 있었지만,
그 만큼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다.
의리상 얼른 준비하고 달려가 보니 지난번보다
모인 인원수가 적어서 선생님께 괜히 죄송스러웠는데
조그만 소리로 소곤거렸는데도 들으셨는지,
오늘은 임원을 뽑는 날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올 필요가 없다 하셨다.
'임원을 뽑는 자리라니~~~?'
그 동안 학교로 찾아와 열심히 해보겠다는 사람도
있었던 모양이라 다행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정작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니로구나!
왜 왔을꼬? 일부러 참석해달라
전화주신 분들도 있는 듯했는데...
결론은 그랬다.
자꾸만 시간이 흐르며 동문회 결성이 늦어지니
다급해지셨고 이런 저런 의견을 참작하시어
운영진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손수 짜 오셨던 것이다.
의견을 물어보시는 듯 하시다...?
아예 임원들이라며 조직표를 보여주셔서
얼마나 당황되었는지...
오실 분들은 다 오셨다고 하시기에...
무슨 말씀이신가 ~~했는데 ...
단순히 머릿수 채우러 갔던 내 이름도
언뜻 보였지 뭔가!
잘 짜여졌는지 물어보시는데 대답도 못 드리고... ^^
무슨 감사...였는데 자세히 기억도 나질 않는다.
오호~~~
이를 어찌하리오!
2014년 3월 27일 평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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