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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나무에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동네 울타리가 혹시 편백나무 아닐까? 하여
여태껏 한 번도 꽃을 본 적이 없기에
며칠간 눈을 크게 뜨고 다녔다.
나무가 심어져 있는 100m 가량을 느리게 걸으며...
이것이 꽃인가, 열매인가?
근처에 가면 향기가 폴폴 날 줄 알았으나 향기는 없었다.
다만, 잎을 조금 뜯어 문지르면 소나무나
잣나무 같은 침엽수와 비슷한 향기가 났다.
첫날은 꽃은 찾지 못하고...
대신 씨앗을 발견했기에 무지 행복했다.
잎 뒤에 Y자 무늬가 있어야 편백나무라는데?
둘째 날에야 꽃을 발견했지만 긴가민가하다...ㅎㅎ
잎과 비슷한 색깔의 꽃이였으며 갈색의 수꽃들이
사이좋게 붙어있었고 끝부분에서만 보였다.
아주아주 자그마해서 꽃이 있으리라고 확신하니 보였지
그냥은 지나쳤을 것이다.
<측백나무 수꽃> <편백나무 잎 뒤의 Y자 모양>
수꽃들은 갈색으로 꽃이 작아서 그런지
이미 말라서 부서지는 느낌이었는데 아예 어떠한 꽃도
피지 않은 나무도 있었으니 앞으로 관찰을 해봐야겠다.
편백나무를 찾아보니 정말 잎 뒤에
하얀 줄무늬에서는 Y가 선명하게 보였다.
보통 꽃이 진 자리에 열매가 있기 마련이지만
열매는 한참 아래에 있었다. 그렇다고 일 년 사이에
이렇게 자랐을 리는 없을 테고 열매가 맺은 지 한참 되었나?
씨앗이 익으면 봉숭아처럼 벌어져서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이었으며 여전히 온전하게 보이는 씨앗은
껍질 사이에 4~5개가 숨어있었다.
잎 뒤를 아무리 살펴봐도 Y자 무늬가 보이질 않아
어린 나무라서 그럴까? 하다...
열매의 생김새만 봐도 편백이 아닌 측백이었다.
싹이 나올 것을 기대하며 씨앗은 모조리 심었다.
편백 꽃구경하려다 측백을 알게 되어 이 또한 기쁘다.
2014년 4월 1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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