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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안 다른 화분들은 베란다에서 마루 안쪽으로나 방으로 들였지만...
엄마군자란은 창가에 그대로 두며 커다란 비닐로 겹치마를 만들어 입히고 겨울을 났다.
걸레질하며 한 번씩 들여다보다 꽃봉오리 나오는 모습에...
"잊지 않았구나, 아이 반가워!"
"그 비좁은 곳을 뚫고 나오다니 대단하다, 대단해!"
그런데 말이야...
튼실한 꽃대 하나야 여러 해 겪었지만 무엇이 또 머리를 들고 올라오다니...
"무엇일까... 또... 꽃.. 대니?"
"무리하지 마, 무리하지 마! 하나로도 만족한단다, 그렇고말구..."
진심으로 이야기 나눴건만 자꾸 꾸물꾸물 올라와 기특하고 안쓰러운데...
'겨울동안 추위에 불안하여 한꺼번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일까!'
'춥지 않고 잘 지냈다 저력을 보여주는 것일까!'
방 안에서 시무룩하게 지내던 화분들이 모두 모여 봄 햇살에 비로소 화색이 돌고...
온통 초록빛이더니 군자란의 연지 곤지 몇 번에 화사하구나!
엄마와 떨어져 겨울을 보낸 딸내미 군자란을 마주 보게 하자 주황빛 웃음이 벙그러졌다.
"호호호~~하하하~~~♬"
2017년 3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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