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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비밀번호

평산 2017. 3. 30. 23:43

 

 

 

 

 여행을 갔다 옆자리에 앉았고...

마침 비가 와서 우산을 함께 쓰며 이야기가 시작된 30대 그녀는,

소위 명문대를 나와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재원이었는데...

하필 여행 갔던 날에 누군가로부터 블로그에 올린 글 몇 백 개가 지워졌음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짐작되는 사람이 있다며 무심코 비밀번호 알려줬던 일을 떠올렸다.

 

 듣고 있던 우리도, 세상에 다른 사람의 글을 함부로 지우다니...

기분 나쁘겠지만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라 의견을 모았는데,

전화는 이미 차단된 상태라 하였다.

 

 그런지 얼마 후 고민을 하다 사이버 경찰에 신고했다는 소식과 함께...

글이 지워진 날 같이 있었다는 이유로 답답한 마음을 나누고 싶어 해서,

이따금 전화 올 때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질문에 정성껏 이야기한 지 몇 달이 흘렀다.

친구도 아닌 것이, 그저 얼굴 한번 본 사이라 글이 없어진 사실만으로 대화를 하려니,

어려움이야 없어도 오래도록 이어지는 통화에 진이 빠지기도 했다.

 

 급기야 경찰이 당사자에게 출석하라는 통보가 전해졌단 소리에...

아무리 담력이 큰 사람도 경찰서 나오란 말에는 충격이 있었을 것이라

이제 경찰과 그녀 간에 어떤 결론이 내려질지 지켜보며 다른 일에 몰두하길 권했는데...

이야기 들어보면 여전히 화가 누그러지질 않아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았다. 

출석명령을 받은 그녀 또한 연일 자신의 블로그에 상대방만이 알아볼 수 있는 문장으로

교묘하게 화를 돋우고, 보고 갔을만하면 또 새로운 글로 흉을 늘어놓는다니...

참으로 답답한 상황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 안타까웠다.

 

 

 어떤 오해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단순히 여인들의 질투가 아니길 바라며...

블로그를 하면서 사이버 경찰에 불려 가기도 한다니, 허허 참...

친한 사이라도 비밀번호를 가르쳐 주는 일은 없어야겠다.

 

 

 

 

2017년 3월  3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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