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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걷기 하루 전에 도착해야 했다.

오후 4시까지 모이라 했는데 휘닉스 파크로 가는 버스는 명동역에서

9시에 출발이라 11시 30분이면 도착을 해서 점심을 어찌할까 하다

혼자서는 밥도 못 먹어 군고구마와 사과를 싸갔다. 

햇살 아래서 책도 읽으며 가까운 곳들 둘러보면 시간이 가겠지 싶었다.

가방을 메고 하나는 들고 지하철에 도착했더니 출근시간이 최고점이어서

전혀 움직일 수가 없었다. 무거워서가 아니라 방해가 되어 몇 정거장 지나

실례를 무릅쓰고 받아 달라고 했다. 평창으로 가는 버스에는 달랑 11명이 탔으며 

그중 걷기 하는 사람은 4 자매와 혼자서 온 처자뿐이었다.

겨울옷에 짐들이 많으니 자가용으로 오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평창에 내리니 차가운 바람이 씽씽 불어 강원도는 역시 달랐다.

행사장은 이른 시간이라 한창 준비 중이었으며 가방을 맡기고 소파에 앉아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금방 얼굴을 익힌 사람들과 어울려 호텔 뒤편을 돌아보았다.

아직 단풍은 일렀고 스키장의 잔디가 파래서 산뜻한 공기와 보기 좋았다.

햇살은 따뜻했지만 의자에 앉는 것은 어설퍼 서성거리다... 

 

 

 

 

 따뜻한 차 한잔 생각나 카페에 들렀다.

버스에서 미소 하나로 인사를 건넸던 그녀는 30대로 보였는데 조용한 여인이었다.

창가에 앉아 이러저러 이야기 나누다 온기가 오르자...

 

 

 

 

 푹신한 의자에 앉자며 자리를 옮겨 어떤 사연을 적어 뽑히게 되었느냐는 질문이 오고 갔다.

그녀는 쓸 수 있는 공간을 다 차지해 자신이 그린 그림까지 올렸다고 했다.

난, 한 질문에 4~5 줄 썼던 기억으로 강원도를 모르니까 알고 싶다고 했을 것이다.

여전히 시간이 남아 찻집을 나온 후 호텔 앞쪽 구경에 나섰는데 복잡하게 보였던 건물들이

대충 파악이 되자 아주 단순한 구조로 보였다.

 

 

 

 

 시간이 되어 참가자 등록과 기념품 배부가 있은 후 저녁을 먹고 방 배정이 있었다.

낮에 구경을 했으므로 편의점이나 숙소를 쉽게 찾아갈 수 있었으며

혹시 호텔에서 재워주나 김칫국 마셨다가 콘도에서 5명이 한 방을 쓰게 되었다.

 

 

 

 

 우리방은 모두 1인 참가자로 3주일에 걸쳐 3코스까지 전부 뛰는

철인이 한 명 있었고, 음악을 한다는 사람, 미술을 한다는 낮에 함께 있었던 처자,

DMZ에서 걷기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여인들로 각기 개성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동호회나 회사 사람들, 퇴직한 부부들이 많았으며

1인 신청자라 하면 다들 용감하게 보았다. 방에서 내려다본 스키장 야경이

아름다웠고 다음날을 기약하며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건조하고 더워서 곤하게 잘 수 없었다.

 

 

 

 

 하루에 걷는 거리가 있어 일찍 일어나야 했다.

5시 40분쯤에 이불 개고 7시에 밥을 먹고 둘째 날인 오늘은

강릉의 '녹색 체험센터'로 잠자리를 옮겨간다기에 짐을 모조리 챙겨야 했으며

버스를 타고 휘닉스 평창에서 3코스의 시작인 대관령휴게소로 이동하였다.

작은 가방을 들고 다니려다 물과 간식도 넣어야지, 벗는 한이 있더라도

추위에 두꺼운 겉옷을 들고 다녀야 해서 살림살이가 가득한

배낭을 비우자니 머리가 복잡했었다.

 

 

 

 

 대관령에 도착하니 그야말로 한 겨울이었다...ㅎㅎ...

행사장 앞은 차가운 바람이 씽씽 불어 썰렁하였고...

 

 

 

 

 시작하기 전까지 양지바른 곳에서 있다가...

 

 

 

 

  9시 30분에 출정식을 하게 되었다.

동계올림픽 1주년을 기념하는 강원도의 커다란 행사여서 문화재청장을 비롯

여러 인사들이 보였고, 짧게 짧게 30분 정도로 출정식이 끝난 후...

 

 

 

 

 10시에 '대관령 옛길' 걷기가 시작되었다.

1코스를 걸었던 사람들은 날이 너무 더워 고생했다 하고...

2코스를 걸었던 사람들은 태풍이 와서 우비를 입고 안전한 길을 골라 걸었다 하며,

3코스는 좀 추웠지만 가장 福 받은 사람들이라 해서 2코스 신청했다가 떨어진 것이

오히려 산신령님의 배려라 생각하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출발!

율곡과 신사임당이 한양의 남편을 만나러 갈 때 걸었다는 대관령 옛길은

20여 년 전 한번 걸었던 곳이다. 시작 지점이 이렇게 넓지 않았었는데 

그동안 강산이 변하긴 했구나!^^

 

 

 

 

 산길로 접어들자 능선에 폭 싸여 바람 잔잔하고 햇살에 편안하였고,

 

 

 

 좁다란 계곡은 태풍 때문에 물이 불어 경쾌한 소리로 응원해 주는 듯했다.

동네 분들도 50여 명 초청되어 함께 출발했다가 이곳에서 앞서갔는데...

이런 산길이라면 산책하는 수준이라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

 

 

 

 

  얼마쯤 걸으니 말로만 듣던 속쇠가 풍성하게 보여 싱그러웠다.

낮은 계곡물 근처에서 100m 가량 이어졌는데 난쟁이 대나무를 꽂아 놓은 듯했다.

좁은 산길을 걸을 때면 옆으로 빠져나와 사진 찍기가 어려워 맨 끝에서 따라다녔더니,

도착하면 다시 걷기가 시작되어 쉬는 시간이 짧아 아쉬웠다.

 




 2019년  10월   1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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