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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이 보이니 무섭네!...ㅎㅎ
도마만 올려놓자니 분위기가 썰렁하여
대파라도 썰어보았다.
살림 나고 도마를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
오래 썼더니 가운데 부분이 파여서
하나 장만해야겠다 마음먹어도
덩치가 있으니 막상 들고 오기가 그래서
하루하루 게으름을 피우고 있었다.
가운데가 단지 몇 mm 들어갔지만
칼이 양쪽에 걸쳐진 모양새가 되어 붕 떠서
무엇이든 잘 썰어지지가 않았다.
그럼에도 요령을 부려 도마를 약간 옆으로
돌리면 조금 썰기가 나아
그럭저럭 다시 몇 달이 흘렀는데
더 이상 궁상떨지 말자며 당장 사 와야겠다
마음먹은 며칠 사이에
이게 웬일인가!
생각지도 않게 도마를 들고 온 이가 있었다.
사연을 알기라도 한 듯
어째 이런 일이...^^
도마를 선물로 받았다는 사람 못 들어봤고,
선물로 줬다는 사람도 못 봤는데...
도마가 저절로 전해진 것이다.
수제는 아닌 듯해도 고급스러웠다.
파를 썰어서 오른쪽 스테인리스 쪽으로 밀어
앞에 손가락처럼 생긴 부분을 쓱
잡아당기면 도마와 분리가 되며
썰은 재료를 이곳저곳으로 옮기기 쉬웠다.
한가위가 돌아오니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쓸데없는 도마에는 오르지 말고
싱싱한 식재료들 올려 맛있는 반찬,
만들어봐야겠다.
2020년 9월 26일 평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