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 끝나고 책상에 앉자마자 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선생님이세요?" "사랑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네?......" 전화소리는 맑지 않았다.지하철을 타고 어디를 가시는 중이신가 보다.작정을 하셨는지 목소리는 거의 높낮이가 없으셨다.그냥 책을 읽으시는 듯 계속 무엇이라 말씀하셨다. 처음에는 커다랗게 웃었다.무슨 연극대사를 듣고 있는 듯해와락 터져 나오는 웃음이었다. "선생님... 하하하~~~~~~" "무슨 말씀을요~~~~"허나,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으시고 계속똑같은 높낮이로 말씀하셨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때가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후회가 됩니다." "그 때라니요?" "성곽에 갔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이런 말투로 이야기하신 적이 없으신데 무슨 일이실까!2년 전쯤인가 구경할..
그날도 비가 왔었다. 그러니까 오늘이 9일 째네? 이제 색이 엷어져 노란 생강나무에 참나무 갈색을 조금 섞고...... 주변을 연두에 파랑을 쌀 한 톨만큼 섞어 붓으로 조물조물 묻혀서 가볍게 터치해 준 다음... 눈 안쪽에 붉은색이도는 보랏빛점 하나씩을 찍어 어릿광대 피에로를 연상케 해 주면 얼굴 완성이다. 날마다 지켜보니 색의 변화가 참 많았다. 그야말로 내 얼굴 중앙전선에도 가을에 맞게 단풍이 들었던 것이다. (생강나무) 판소리를 보러 '예악당'에 갔다가 살짝 부딪혔는데 ..... 하룻밤을 자고 났더니 코 부분은 시펄시펄하고 얼굴이 꼭 성형수술한 사람 같았다. '아이고~~~ 못 생긴 얼굴에 얼룩무늬 그림까지 그리고 어쩌나~~~ㅎㅎㅎ' 마치 군인들 훈련 나갈 때 들키지 않으려고 푸른색으로 변신하는 것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