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궁 근처에 일터가 있던 그녀는 입장권 한 달 치를 끊어 점심시간이면 산책을 누렸단다. 하도 봐서 다른 곳에 가고 싶다며 돌담길을 걷자는데 나도 3년 동안 돌담길을 걸었고 그 후로 어떻게 변했을까 몇 번을 와봐서 정동길에 남아 있는 조그만 교회당 앞 시립미술관을 구경하기로 했다. 가정법원이 있었던 곳으로 기억되며 시청에서 들어 오자면 100m가 안 되는 거리지만 조용한 곳이다. 역사가 보이는 건물이 아름다웠다. 깃발의 표시는 무엇일까!^^ 요번 호주팀의 주제는 '경로를 재탐색합니다.' 60주년 수교기념으로 한국과 호주 큐레이터 6명이 2년간 준비하였다는데 호주 원주민들이 침략당한 입장에서 만들어진 작품들이 많았다. 위의 그림은 로버트 필링의 제목은 '붙잡기'로 추우니까 열을 발생하며 서로 붙잡고 있는 ..
시청으로 향하며 서소문 역사공원을 만났다. 이때만 해도 가톨릭과 관련이 깊은 곳임을 몰랐는데 어떤 종교든 문화든 가리지 않는 편이라 도시 한복판 모습에 눈이 커졌다. 세월이 흘러 이렇게 변했을까, 아니면 당시에도 공원이 있었지만 학교만 왔다 갔다 해서 몰랐었나! 다른 세계를 만난 듯 가슴이 막 설레고 그랬다. 푸릇함이 남아있고 제법 넓어서 공원 구경만 해도 좋았는데 성지 역사박물관이 있다고 해서 짐작은 해봤지만 갸우뚱하며 들어갔었다. 순교자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했던 곳으로 지하에 꾸며져 있으며, 조명 또한 어두워 분위기가 사뭇 가라앉았던 곳으로 가톨릭 신자들은 관심이 있을 성스러운 곳이었다. 마침 한러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30주년 밖에 안됐나? 놀람) '러시아 이콘: 세상을 밝히는 빛'이 전시되고..
날씨를 참고하니 오전 9시경 영하 7도였다. 기온이 올라갈 테지만 바람이 있을까 모자도 쓰고 목도리에 따뜻하게 입고 나갔다. 말로만 듣던 '서울로 7017'을 걷기 위해 출발지점을 회현역으로 정하고 5번 출구를 찾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니 서울로가 말끔하게 시작되는 지점이었다. 걷다보면 건물 곳곳이 서울로와 연결되었고 지도의 왼쪽 끝부분이 세 갈레로 갈라지며 끝이 나는데 퇴계로, 만리재, 청파로를 이어주는 고가로써 1970년 8월 15일에 계통되어 안전문제로 철거 위기에 놓였다가 2017년에 공중정원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에 7017로가 되었단다. 겨울이라 생동감은 덜했어도 공기 맑고 사람이 적어 좋았으며 새들도 다녀가는 곳이었다. '건물에서 내려다보면 멋있겠는 걸?' 도시공동화 현상으로 낮에는 일하는..
눈 많이 올 테니 대중교통 이용하라는 문자가 10개는 왔을 텐데 밖을 내다봐도 소식 없다가 아침 9시가 넘어 오기 시작했다. 금세 나가면 바닥에 눈이 없어 재미없다. 오후까지 기다려보자며 그 사이에 눈이 감겨와 따뜻한 이불속에서 좀 놀았다.^^ 어느 집 뒤꼍의 대나무가 눈 덮혀 신선이 노니는 곳일 듯 보기 좋았다. 이런 맛에 산에 오는 것이다. 이때가 오후 2시 29분 58초... ㅎㅎ 평소에 안 갖고 다니던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혹시 미끄러질까 등산 막대 하나 챙겼다. 풀들의 자연스러운 늘어짐, 볼품없던 바위도 근사하구나! 헛! 정상에 오르니 벌써 누가 눈을 모조리 치웠다. 부지런하시지, 시원섭섭한 마음을 안고... 하얀 눈 밟고자 조붓한 옆길로 들어섰다. 빗물 고이는 계곡의 회양목을 지난다. 가지치..
새해 들어 다시 뜨개질을 해봤다. 유튜브에서 무늬를 골라 이렇게 저렇게 해보다 어느 순간 마음에 드는 도안을 만났다. 등받이도 그렇지만 쿠션덮개 무늬는 우리나라 사람이 올린 동영상이 아니다. 아랍 글씨 비슷했는데 아마 동남아 여인일 듯하다.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림 도안이 없어서 뜨는 모습을 지켜보며 기웃기웃하자니 시간이 걸렸고 자꾸만 틀려 자주 풀어야만 했다. 힘들이지 않고 아름다운 꽃 피길 바라면 안 되겠지! 꽃이 만들어질 때마다 신기하며 재밌었다. 그냥 무늬 만드는 법만을 보여주니... 크기를 어느 정도 할 것인가 무늬는 어디서 끝낼 것인가는 스스로 정해야 한다. 꽃무늬 다섯 개를 만들고 둘레를 다섯 바퀴 돌면서 부피를 늘려주었다. 풀을 먹여 말린 후에는 뒤쪽에 헝겊을 잘라 꿰매니 전체적으로 차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