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봉 앞에 앉았다.
먼지 없이 봄날이 좋았다. 도라지를 까려고 엊저녁에 씻어놨더니 물기가 알맞게 말라 다듬기 좋았는데 지금 아니면 말라서 껍질 벗기기 어려울 테지만 무엇이 더 중요한가 저울질의 시작이다. 간단하게 보따리를 싸다가... 할 일을 두고 어디 가냐며 망설이다 좀 마르겠지만 내일 하자며 짐을 챙겨 우이동으로 향했다. 그동안 걷기 연습을 했으니 가고 싶었던 곳에 가보고 싶었다. 버스에서 내려 우이령 쪽으로 향하는데 공사가 몇 해 중단되어 흉물스럽던 건물이 멋진 리조트로 매듭지어져 깨끗해졌으나 이상하리만큼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육모정고개로 향하며 앞서가는 여인 한 명을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다. 레깅스에 긴 머리를 하고 단정한 모자를 쓴 젊은이로 보였다. 발을 조심스럽게 디디며 향하는 모습이 산을 잘 타는 사람 같았다..
늘상에서떠남
2022. 4. 6. 1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