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물가가 비싸다는데 양파값이 싸다. 12kg에 6980원이라니 육수를 끓이고 내려갔다. 오이와 고추를 바구니에 넣고 모퉁이 돌아서는 순간 열무를 만났다.^^ 김치 담글 생각은 조금도 없었는데... 첫눈에 반한 남자 없었으나 한눈에 반했다. 길이가 짧고 나름 통통하며 맛있게 보였다. 배달이 늦는다 하여 양파만 남기고 한 박스(4kg)를 들고 왔다. 마늘종이 먹고 싶어 삶아 무침하고 오이맛고추를 썰어 참기름에 오징어젓갈 양념하고 밀가루풀 쑨 다음 소금물을 만들어 열무를 다듬었다. 길이가 짧으니 뿌리만 잘라도 되었다. 콩나물국 끓이려고 육수를 냈는데 잘 됐네!^^ 별안간 김치에 실파 대신 쪽파를 선택하였다. 가을에 뿌리를 그대로 두었을까? 마늘쪽 같기도 하며 동굴동글 탐스러웠다.^^ 양념은 물론이지만 장아..

지하철에서 버스로 환승하려고 종로 3가 역에서 후배와 내렸는데 어떤 남자분이 문자를 보여주면서 "5번 출구는 어떻게 나가요?" 길을 묻는다. 사연을 읽어 보니 지하철 5번 출구로 나와 낙원상가 근처의 식당이 목적지였다. 그래서 '나가는 곳, 5번'을 따라가시면 된다고 알려드렸는데 계속 멈칫하셔서... 밀양고 모임이라니, 지방에서 오셨나? 그렇다면 종로 3가가 환승역으로 복잡하니까 후배에게 시간 있으면 급할 게 없으니 찾아드리자며 5번 출구로 향하는데... 이동하면서 당신은 모 대기업의 이사셨다가 뇌출혈이 와 일찍 퇴직하셨다며 눈이 잘 보이지 않고, 한쪽 다리가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그러고 보니 말이 좀 어눌하셨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더 주려고 그랬나... 딸이 다니는 회사와 아들이 무슨 일..

예정에 없던 재인폭포를 가보게 되어 기뻤다. 폭포를 향해 걷던 중 멀리서 재인을 발견했는데 생각보다 웅장하였다. 사진을 보니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었네? 아휴~~~ 몰랐어 몰랐어!...ㅎㅎ 폭포만 보며 앞으로 가서 그랬지 뭐야! 다음에 가게 되면 내려가 봐야겠다. 가다 보니 말로만 듣던 출렁다리가 있다고 해서 와아~~~ 덩굴째 호박이 굴러온 듯?..ㅎㅎ 무슨 폭포 옆에 있다는 소리만 들었는데 재인폭포였구나, 행운일세! 계곡 밑에서 올려다봐야 공포감이 올 텐데... 평지서 이어졌으니 무섭지 않았다. 무엇이든 처음이 가장 무섭다. 편안하게 출렁다리를 지나가다 중간쯤에서 재인폭포와 만났다. 폭포 뒤 지장봉에서 흘러내려온 작은 하천이 높이 18m 밑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수량이 많아 웅덩이를 넘쳐 한탄강으로..

인근에 장단콩이 유명한 곳이라 점심으로 두부요리를 먹고 '전곡리 구석기 유적지'를 돌아 오늘의 가장 비중 있는 곳인 카약 체험장에 도착하였다. 작년에 왔을 때는 북한이 예고도 없이 댐을 방류하는 바람에 물이 불어나 위험해서 앞에서만 왔다 갔다 했기에 서운한 마음으로 돌아왔었다. 안전장비들을 구경하고... 참가 등록을 하였다. 잘할 수 있을지, 누구와 같이 탈 것인가 가슴이 두근거리며 설레었다.^^ 동이대교 아래 카약 타는 곳이 보인다. 북에서 물을 방류했을 때는 모래사장이 보이지 않더니 오늘은 강물이 잔잔하고 바람이 알맞아 최상의 조건이란다. 헬멧과 구명조끼를 입고 노를 하나씩 들고는 체험장으로 향하였다. 발이 젖을 수도 있어 폭 감쌀까 비닐을 가져왔지만 부끄러워 꺼내지 못했다.^^ 우리 일행과 다른 곳..

숭의전지(崇義殿址)가 어떤 곳인지 모르고 따라갔다가 서울 종묘처럼 고려시대 몇몇 왕과 공신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받드는 곳으로 이성계가 세웠다는 말에 아하~~ 했었다. 숭의전으로 향하며 어수정(御水井)을 만났다. 고려를 건국한 왕건(877~ 948)이 물 마신 곳이란다. 궁예의 신하로 있을 때 개성과 철원을 왕래하면서 중간지점이라 쉬어갔다고 한다. 우물이 멋스러웠다. 왕건이 마셨다는데 지나칠 수 있나? 마시고 물병에 채워 넣으며 손도 씻었다. 우물에서 숭의전은 멀지 않았다. 돌담이 예사롭지 않았고... 평화누리길 11길(임진강적벽길)이 시작되며 밑으로는 임진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곳이었다. 당산나무인가? 1399년(정종 1년)에 왕명에 의하여 8 왕 위패를 모셨으나 1425년(세종 7년)에 고려의 태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