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낀 날이 계속이라 산에 오르긴 좋지만... 높이 오를수록 어두워서 긴장감이 있었다. 정릉 길을 다시 찾았다. 물소리가 청량감을 주었는데... 지난번에 대성문으로 올랐으니 오늘은 새롭게 보국문으로 향했다. 걷는 거리가 500m 차이로 산길은 먼 거리임을 실감했다. 북한산은 어느 쪽으로 가나 돌이 많다. 바나나, 잼 넣은 빵, 두유 2개, 물... 1km쯤 올라갔을 때 처음으로 구름이 열려 햇볕이 나왔다. 역시 세상은 밝아야 마음도 환해져서, 계속 나와주십사 주문을 외웠다. 계곡물이 따라와 심심하지 않았다. 사람이 없으려면 계속 없어라!...ㅎㅎ 그래야 덜 무섭지!^^ 뾰족뾰족 바위가 나오고... 날이 습해서 땀을 연신 흘리며 아에이오우~~~ ♬ 입 운동에 노래도 불렀다가... 계곡의 정점에서 우물(?..
꽃이 피면 좋은 일이 생긴다는 이야기 뒤에 관음죽이 죽을 수 있다는데... 작년에 이어 꽃 두 송이 피었다. 가지 하나에 꽃대가 모둠으로 올라오며 옥수수 알맹이처럼 오돌토돌한 꽃이라 한 송이라고 하기에는 참 어색하였다.^^ 며칠 동안 구름 낀 날이 많아 예쁘게 담기 어려웠지만 관찰하는 재미가 있었다. 하루는... 꽃대가 밑으로 급격히 기울어진 모습에 좋아하는 방향으로 자라는구나! '너 하고 싶은 대로 해!...ㅎㅎ' 주인을 닮은 듯 뿌듯하기도 했는데... 잎이 크고 많이 달려있어 물이 부족했던 모양이었다. 내 맘대로 물 주고 오후에 봤더니 고개를 번쩍 들고 사슴뿔을 달고 있어 깜짝 놀랐다. '너에게 중요한 시점인데 몰랐구나!' 무지 미안하였다.^^ 잠결에 소원을 빌어야 되지 않나 싶어 생각해보다 잠들고 ..
한 달에 한 번 오라버니와 친정에 다녀오는데 지난달은 주말을 이용하여 동생이 온다고 연락이 와 예정에 없이 부모님을 뵙고 왔다. 다녀왔으니 얼마간은 전화나 드리리 했건만 한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오라버니가 부모님께 가자며 소식이 왔다. 내 할 일 했다고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약속을 정하고... "아버지, 추어탕 질리셨어요?" "아니, 오랜만에 좋지!" 예전에 같이 모여 살던 고향 같은 동네의 추어탕이다. 만날 때마다 먹는 특별식이 되어가는데... 요번에는 알맞게 사 올 것을 당부하셔서 자식 돈 들어간다는 생각 때문이신지, 아니면 여러 번 드시기 식상해서 그러시는지 딸이라도 재차 여쭙기가 어렵다. 가자마자 커다란 냄비에 추어탕을 데우며 상차림을 하는데 엄마는 퇴직을 앞둔 희끗희끗 머리의 오빠 손을 ..
전화 올 곳이 있어 핸드폰을 들고 산책 가는데 요즘은 땀이 나 손수건을 꼭 가져가야 한다. 현관문을 나서니 아침나절 내내 흐림이어서 구름이 껴있던 중인데 반짝 햇살이 나와 수건을 목에 둘렀다. ♬~♪~♩~~~ 전화가 왔다. 이야기하며 200m쯤 걸었을까 목이 허전하였다. '어? 언제 날아갔지?' 짧은 거리를 왔으니 되돌아가기로 했다. 아까워서가 아니라 쓰던 물건이 떨어져 밟히면 길도 지저분하고 나를 내동댕이 친 것 같아서 버리더라도 내가 처리하고 싶었다.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길인데 이상했다. 목에 걸었던 장소까지 왔는데 없어서... 집에 없을 것은 분명했지만 집에 들어와 다른 손수건을 꺼내며 그냥 집에 있을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며칠만이고... 배 둘레 햄 때문에 걷기를 해야 했다. 같은 길을 반복..
매실청도 설탕물인 것 같아 담기를 망설였다가 새삼스럽게 찾아보고 습득해보고... 설탕을 있는 그대로 음식에 넣는 것보다야 낫겠단 생각에 매실 5kg을 사 왔다. 사람은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있고, 매실은 매실효소를 갖고 있어서 잎과 열매를 만드는데, 효소가 하는 역할은 소화를 돕는 것이라 소화가 안 될 때만 소화제와 효소를 먹어야지, 일부러 돈 들여 효소를 매일 먹을 필요는 없단다. 매실을 씻어 꼭지를 따고 소쿠리에 말리는 동안 집에서 마늘을 다듬자니 먼지가 날 것이라 박스를 들고 농구장으로 나갔다. 그릇을 가져가면 무게가 더해져 대신 신문지를 펼치고 마늘 한 뿌리 따서 까기 좋게 나누며... 오전의 한가함을 즐겼다. 흙이나 부스러기가 따로 떨어질 게 없었다. 일단 양념으로 먹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