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빗물이 아버지 텃밭으로 흘러들어 가분지형 작은 밭에 커다란 구멍이 듬성듬성 생겼다.바로 옆 도랑으로 합류하기 위해 물길이 휘몰아치며우리가 못 본 사이에 사납게 흘러갔음이 드러났다. 준비된 우비가 두 개여서 행여 비가 오면 어쩌나!(오는 동안 비가 쏟아졌다가 그치길 여러 번했음) 허리가 아프셔서 옥상은 올라가지 않으시는데비옷이 그곳에 있다 하시더니 우리가 도착했을 때 황톳빛 비옷을 입으시고 물길을 내고 계셨다. 일주일 전 제초제를 뿌린 건물 주변으로 시커멓게풀들이 죽어 물길을 방해하고 있어서 메워진 하수도길을 다시 정비하실 때 난 비옷을 입고 밭으로 내려갔다.몇 개 익은 토마토를 까치가 쪼아서 보기 흉한 데다가 나머지는 날파리들이 왕창 달려들어 먹고 있어서얼른 떼어내 거름이 될까 흙에 파묻거나 멀..
뒷동산 가는 것도 힘들어하더니...쉬는 날 함께 걸은지 3주가 되었다.어느 날 선뜻 나가자 해서 잘못 들은 것은 아니겠지?마음 변할까 봐 얼른 따라나섰더니 많이 걸을까 봐낮은 산 반 바퀴만 돌자고 해서 그러자고 했다.넓은 길로 걷다가 숲길로 접어들었는데 시원하다고 느끼기보다 답답하다 해서 그 옛날 내가 집에서아이들 가르칠 때 한동안은 영화관도 좁은 길도어둡고 답답하여 싫었던 기억이 지났다. '이해가 가고 말고... ' 수목원을 목표로 가다가 냇가를 만났는데 몇몇남자아이들이 징검다리에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보통은 물도 적지만 발을 담근단 생각조차 못하는 곳으로 비가 여러 날 오니 좋은 점도 있구나 싶었다. '친구들과 저런 추억이 있어야지!' 개천가에는 뽕나무가 많아 초여름에 검고 굵은 오디가주렁주렁..
올해 수확한 강낭콩으로 밥에는 딱 한번 넣었고 나머지는 냉동에 올려 상하지 않게 먹으려고 했다.냉장고에 넣으면 싹이 트기도 하고 오래가질 못하기때문인데 콩밥을 싫어하는 누가 있어서 눈치 보느니수확한 콩을 몽땅 넣어 빵을 만들어보기로 하였다. 밀가루 400g에 이스트 4g과 설탕 소금을 적당량 넣고 계란 1개와 물을 약 250cc 넣어 묽게 반죽을 한 후따뜻하게 2시간 정도 수건으로 덮어주었다. 반죽이 부풀어 오르며 숙성되었을 때 강낭콩이 생콩이어서 당연히 잘 익을 줄 알고 반죽을 끝냈었다. 그동안은 말린 콩으로나 해봐서 물에 불린 후 올리고당이나 조청을 넣고 달달하게 졸여서 넣었는데생콩은 그 자체로 포근포근한 식감에 담백한 맛이있을 것이라 그냥 넣었더니 너무 믿었나 싶었다.^^ 압력밥솥에서 ..
호숫가 건너편 식당에서 만나자며 박물관으로 향했다.처음 오는 친구도 있을 텐데 다들 운전을 하니까주차장이 잘 되어 있어서 이곳으로 정했지만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친구와 너무 막혀서 오는 동안힘들었단 친구, 한가한 곳으로 잘 정했단 소리를 들었다.전날까지 비가 많이 와 걱정했는데 그래도 흐림이라 다행이었고 검은 구름이 몰려와 중간중간에소나기가 떨어지기도 하였다. 20분 전에 도착하여 호수를 옆에 두고 돌아보는데비가 여러 날 와서 곳곳의 먼지가 씻겨가 산뜻하였고 백일홍과 소나무의 조화가 기분 좋게 만드는가 하면 푸릇한 조릿대가 씩씩해서 덩달아 발걸음에 힘이 들어가 도착했더니 먼저 온 친구가 있었네?이곳까지 기차가 온다며 미리 알고 정했나 물어보는데 난 사실 모르고 약속했지만 박물관에 자주 온다는 소..
정기적금을 당사의 조건에 맞을 경우에 다른 곳보다 0.5% 정도 이자를 높게 준다며 근 한 달간 소식이 왔다.조건은 여러 가지로 나와는 거리가 있는 듯하여 등한시하다 며칠 전 다시 문자를 읽어보니 수요가 없어서 그런가 그동안 내비친 몇 가지 조건이없어졌고 선물까지 준다고 쓰여있었다. 마침 만기가 돌아오는 적금이 있어서, 그래볼까?은행 문 닫는 시간이 짧아 옷을 주섬주섬 입고서 볼일을 마치고 돌아와 핸드폰을 열어봤더니 적금 들었다는 소식과 그 위로 먼저 온 문자에 국수 준다는 문구가보였지 뭔가! 사실 국수는 잊어버리고 왔던 것이다. "오늘 정기적금 들었는데 혹시 국수 떨어졌나요?" "아니, 국수 있는데 오셔서 받아 가세요!" "무엇을 갖고 가야 하지요?" "주민등록증 가지고 2번 창구로 오세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