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를 먹을 요령으로 잡채를 해보기로 했다.새롭게 사온 재료는 없었고 장마철이라 채소들생명이 짧아 있는 재료들을 모조리 사용하기로 했다. 사실 잡채에 호박과 부추를 사용해 보기는 처음이다.애호박이 아니라서 속을 비우고 볶았으며각각의 재료들에 소금 한 꼬집 정도만 넣었다.설날에 들어온 햄도 고기 대신 넣어보았고 주인공인부추는 두 군데에 놓을 만큼 많이 사용하였다. 언뜻 냉동고에 있었던 맛살도 생각나... 잡채가 많은 재료를 화려하게 품었다 싶었다.마지막으로 당면에 진간장을 조금 넣고 삶아서채에 걸러 참기름과 마늘 조금 통깨를 넣어 버무렸더니심심한 듯 간이 맞아 어렵지 않게 완성되었다. 어머니께서 만두는 속이 중요하다 하시고 잡채는 당면보다 그 밖의 재료들이 많아야 맛있다하셨는데 야채가 많이 들어가 뿌..
씨 뿌리지 않았는데 수확을 가져오는 날들이다.장맛비가 와서 상추가 흐느적이며 연약했어도먹을 수 있다는 게 어디인가! 가져온 채소 중 상추를 겉절이 하여 다시들고 갔더니 한 끼 식사에 꺼내놓고 맛있게 먹었다.대공이 올라오며 끝무렵인데 궁채나물 가능할까? 깻잎은 동물병원 근처에서 키운 것이다.양념이 조금 짠듯해 오이 4개를 싱겁게 무침하여 깻잎 사이사이에 넣었더니 간이 맞으며 어우러졌다.이렇게 응용하기는 처음으로 맛이 좋아 웃음이... ㅎㅎ무농약 대파도 한아름 가져와 양념으로 쓸 것을남기고 육개장 끓여보려고 삶아놓았다. 강낭콩의 붉은색이 도는 포근포근한 밥을 짓고새우젓 넣은 호박볶음에 고추는 날 것으로 된장을찍어먹었는데 매콤하니 혀가 얼얼했어도 입맛을 돌게 하였다. 호박잎을 언제 한 줌 넣으셨지?덩굴손..
계산하러 가는 중에 파인애플을 발견하였다.보통은 먹기 좋게 잘라 파는 모습이거나잎이 달려 있어 위풍당당한 모습인데오늘은 '알뜰 파인애플'이라 해서 간단히몸통만 커다란 주머니에 가득 담겨 있었다. 잘라먹기 어려워선지 관심 있는 사람이 없었지만,과일을 좋아하는 나는 천도복숭아를 샀으면서 무거워 어찌 들고 가려고 금덩어리를 발견한 듯 다가가 모양을 살폈는데 아주 싱싱했다. '맛이 어떨지 모르니 하나만 살까?' '하나면 서운해, 무겁더라도 들고 가자.' 시장바구니가 두 개였어서 적당이 나눴어도 파인애플 두 개가 들어가자 무겁긴 했는데밖으로 나오니 후두둑 비가 내려 걸음을 서둘렀다.우산이 있었어도 무거워 어찌 들었을까? 숙성시키려고 바구니에 복숭아와 파인애플을담아놓고는 붉은색과 푸릇푸릇 노랑빛이 어울..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다 같이 만나려면 주말이나 될까 했더니 학생들 시험기간이라 나올 수 있다 해서 반가웠다. 안국동에서 만나 예약한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아옛 풍문여고 자리인 이곳 공예박물관에 가려다내부를 구경하는 것은 오늘따라 답답하여...바로 옆 송현 열린 공원으로 향했다. 친환경 재료로 감았겠지?나무의 빨간 줄기가 들어가는 문의 역할을 했다.어제 많은 비에 이어 오늘은 오지 않는다 했지만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이라 걷기에는 좋았다. 걸어온 안국동 방향을 바라다 보고... 듬성듬성 비어 있는 땅이 보였어도 오히려 빈 공간이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멀리 청와대 뒤편 북악산이 보이네! 이곳에서 광화문까지는 걸어서 10분이 안 되는 중심가라도 높았던 담장이 없어지고 공원이 만들어져서 참 좋다..
일주일 후 아버지 일터에서 다시 모였다.건물 주변에 풀이 많이 자라 제초제를 뿌려보자고하셨으나 장마철의 시작인 비가 와서 대신 다른 일들을 했다.우비가 두 개 밖에 없어 오라버니는 비닐을 쓰고 아버지와 내가 우비를 입었지만 빤쮸까지 몽땅 젖으며 신발은 찌걱찌걱 발이 수영하고 있었다. 물이 흘러가는 하수도를 찾아 흙으로 메워진 곳을 여러 개 뚫어서 제초제 작업보다 큰일을 했다 하셨다.비 철철 맞으며 주변의 물꼬를 튼 것인데 나야 막대기 두 개로 요령을 부렸지만 맨손으로 일한 오라버니가 애 많이 썼다. 새롭게 건물을 짓으려는지 높아진 기반공사에옆집으로 근방의 물이 모두 흘러가 집주인에게얼른 오시라 전화를 걸고 사진도 보내주었다. 일주일 만에 왔는데 몇 개의 자두가 푹 익어 떨어지고상추와 근대가 성큼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