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다 같이 만나려면 주말이나 될까 했더니 

학생들 시험기간이라 나올 수 있다 해서 반가웠다.

 

 안국동에서 만나 예약한 시간이 1시간 정도 남아

옛 풍문여고 자리인 이곳 공예박물관에 가려다

내부를 구경하는 것은 오늘따라 답답하여...

바로 옆 송현 열린 공원으로 향했다.

 

 친환경 재료로 감았겠지?

나무의 빨간 줄기가 들어가는 문의 역할을 했다.

어제 많은 비에 이어 오늘은 오지 않는다 했지만 

구름으로 가득한 하늘이라 걷기에는 좋았다.

 

 걸어온 안국동 방향을 바라다 보고...

 

 듬성듬성 비어 있는 땅이 보였어도 

오히려 빈 공간이라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멀리 청와대 뒤편 북악산이 보이네!

 

 이곳에서 광화문까지는 걸어서 10분이 안 되는 중심가라도 

높았던 담장이 없어지고 공원이 만들어져서 참 좋다.

몇 개월 만에 왔더니 언덕을 만들어 놓았고

공예작품들이 많았다.. 

 

 한옥 이전의 집을 표현하려고 했단다.

그러니까 움집을 연상시키는 집의 기초였지만

현대적인 모습으로 보이는 공간이었다.

햇빛이 움직임에 따라 그림자가 달리 생기고 

덩굴식물이 올라가는 자연스러움으로 제목은 '짓다'

 

 친구들과 넓게 한 바퀴 돌면서 내 눈에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물고기의 배를 갈라놓은 모습이었다. 보기에 

신선했고 상상력에 높은 점수를 주었으며 물고기 뱃속을

오작교 건너 듯 지느러미 쪽으로 걸어보았다.

 

 구릉에 올라가면 마치 높은 산 초원지대에 오른 듯했으며 

누워 있는 사람도 있어 세상 편안해 보였고 주변이 내려다

보여 자유로움이 느껴졌는데 이 땅에 이승만 기념관이나

삼성 미술관은 짓지 말고 지금처럼 비워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친구들이 고마워 오늘은 내가 자리를 마련하였다.

방으로 안내되어 우리들끼리 오붓하게 이야기했으며 

청나라 건륭제와 서태후가 건강식으로 즐겼다던 

200~ 250도의 고온에서 구워진 오리구이라나?

 

 덥고 습한 장마철을 건강하게 지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고기를 춘장에 찍어 먹기도 했지만 보자기에 싸서 

파채와 오이무침을 넣어 먹으니 별미였다.

 

 밥을 먹고 차(茶) 한잔으로 이야기가 이어졌지만

다시 공원에 가서 하늘을 보며 마무리하자고 했다.

부부의 '평화로운 일상'을 표현한 작품 옆으로 

공간이 넉넉해서 덩달아 앉아보고...

 

 알을 낳고 행복해하는 모습이었나?

제목이 '휴식'이었을 텐데 회색빛 구름에 비하여 

밝은 노랑의 거위(?)라 희망이 떠올려졌다.

 

 오리들 '가족나들이'를 내려다보다 저녁때가 되어

다들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라 일어섰어도 시계를

안 봤으면 한 없이 앉아 있을 뻔했다. 너른 녹색마당이

평화로움과 한가로움을 주었기 때문이다. 

 

 안국동을 지나며 오랜만에 붓도 하나 장만하였다.

쉬는 시간 없이 몇 주일을 지냈는데 지치지 않아

다행이었으며 편안함이 찾아오면 천자문

(千字文)이라도 끄적여보려는 마음에서다.

 

 

 

 

  2024년 7월  7일  평산.

'또래아이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원구 서울생활사박물관  (41) 2024.08.12
명동에서 친구의 한턱!  (11) 2024.06.12
안국동에 갔다가...  (22) 2024.02.03
청양 친구네 둘째 날!  (5) 2023.07.05
청양 친구네 첫째 날!  (8) 2023.07.03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10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