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으로 선후배가 모여 산행을 하게 되었다. 넉넉한 날짜였으면 동기들이 많이 참석했겠지만 연휴가 이어져 아쉬움도 있었다. 처음 있는 일이라 가진 자금도 전혀 없었고 몇 명이 오시면 어떠리! 마음을 비우며 적극적으로 준비한 사람도 없었다. 미리 현지를 답사할 마음조차 일어나지 않았으며 그런 사람도 없었다. 연락체계도 잘 이루어지지 않아 답답함도 있었다. 어느 길로 오를 것인가 정해지지도 않았다. 참가할지 소식을 준다던 사람들은 오히려 연락이 없어서 실제상황은 이렇구나 실감했으며... 그렇게 초라하리만치 시간들이 흘러 그날이 왔다. 날씨가 좋았다. 버스종점이 약속장소였는데 한 바퀴를 돌아도 아무도 보이시질 않아 준비가 없었으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건너편에 여섯 분정도 계셨지만 생각보다 젊으신 분들이고..
비 온 뒤에는 숲도 궁금하다. 계곡에서 물소리를 들었으니 이제 숲으로 가보자! 하늘의 구름과 나뭇가지들, 그리고 갈색 빛 층층버섯...... 도선사로 올라가는 길과 나란하여 새로 난 길이 절까지 이어지는 줄 알고 따라갔으나 중간에 길은 끊어지고 다시 아스팔트로 이어지길레 그렇다면 왜 이 길을 만들었을까? 바로 위쪽에 아름다운 산길이 있는데...... 그 길을 찾으려고 흐릿한 발자국을 찾아 긴장하며 계속 올랐더니 비로소 하루재로 향하는 좁은 산길과 합류하게 되어 기뻤다. 늦게 오르는 길이여서 누군가를 만나면 같이 가자고 말 걸어볼까 했지만 앞에 나타난 아저씨가 비틀거려서 얼른 지나치고... 언뜻 올려다본 하늘에는 작은 봉우리가 빼꼼 내다보아 반가웠으며 9월이 되어 마음속으로는 가을이 왔다 여겼지만 숲은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