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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 날 흐림이더니 드디어 비가 왔다.

그동안 구름이 모이기를 기다렸는가 보다!

 

 구름이 껴서 걷기는 좋았지만...

'도봉산옛길'을 지나 '다락원길'로 접어드니 마을을 지나고 공사구간이 있어서 상쾌하지 않았다.

산길로 이어지며 흙길을 걸어야 마음이 편안한데...

그리하여...

 

 

 

 다시 산길로 접어들 무렵 이제 산으로 올라보자고 했다.

이 때쯤, 5km는 족히 걸었으니 정상에 가는 것은 무리라 생각하여 '望月寺'로 향했다.

멀리 보이는 자운봉...

 

 

 

 돼지감자 꽃길을 지나며 목이 말라 포도 한 송이 따먹고...

코스모스와 부용화 무리도 지나갔다.

 

 

 

 몸이 가벼워지며 허기를 느끼기 시작할 때...

나지막한 바위가 있어 부드럽고 상큼한 샌드위치를 먹었다.

눈 감으며 먹을 만큼 맛깔스러웠으니 바로 옆에 있던 참나무를 기념으로 남겨본다.

그리고 입가심으로 빛을 발한 뜨거운 커피 한잔...

몇 천 원짜리가 아니어도 좋았어라!

 

 

 

 골짜기를 오르며 물이 내내 말라있어서 포도 먹고 끈적이는 손을 닦으려 해도 어렵던 차에...

은은하게 흘러내리는 폭포와 물웅덩이를 만났으나 신령님 씻으시는 곳인 듯싶어 들여다만 보았다.

水面에 이는 잔물결이 맑고 아름답다.

 

 

 

 쉬지 않고 땀방울 맺을 즈음 에 도착했다.

해발고도가 몇 m일지 제법 높은 곳에 있었는데 어떻게 먹고 사시나 걱정이 일고...ㅎㅎㅎ

아랫녘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름드리 나무들에 과연 다르구나! 했다.

 

 

 

 가시거리 없는 숲길만 걷다 '無爲展' 너른 마당을 대하니 속이 다 시원하고...

이리저리 둘러보다 모르는 이에게서 떡을 받았으니 마루에 앉아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즐겼다.

이런 건축물들을 높고 좁은 곳에 어떻게 지었을까!

발아래가 궁금했으나 움직이지 않았다.

 

 

 

 그림이 많았는데 색칠하지 않아서 오래도록 봐도 질리지 않을 듯했다.

신라시대에 지어졌다하니 역사에 걸맞게 풍광이 좋았으며 한 때 한용운의 상좌스님이 주지를 맡기도 했단다.

 

 

 

 범종이 보일뿐 밑의 세상은 보이질 않는다.

세속과 가까워야 사람들과 친해지겠지만 修行을 위해서는 필요하다 싶은데...

역시나 절이 높고 깊더라니 참선(參禪)을 수행하는 도량이라네!

 

 

 

 우아~~~

밑에서 올려다보니 하늘과 맞닿을 지경이다.

해거국사부도를 구경하고 인적이 드문 곳으로 내려오다 밤송이가 널려있어서 맛보며 내려왔다.

둘레길만 걷다가 무엇인가 섭섭하여 망월사에 올랐음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운동도 할만큼 했고 서울에서 경기도까지 넘나든 날이라 의미가 컸다.

 

 

 

 

 2014년   9월   2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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