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에 사시는 초등학교 선배님이 시집을 보내주셨다. 총동문회 일을 떠난 지 3년째지만 어찌 기억하시고는 일단 이메일을 보내셨다는데... 무지 반갑고 고마웠다. 그곳에서 시인은 구둣방을 하고 계신다. 이를테면 수제구두를 만들고 수선하시고... 그래서 시인이면서 수선공이라 불리셨는데 한국 사람보다 발이 얼마나 크겠나! 때때로 발 작은 사람이 와서 가죽이 덜 들어감에도 왜 값이 똑같냐고 따지듯 묻는다나? 나도 갸우뚱해지는 대목이었는데... 떠올려보니 작은 신발에 공이 더 들어가겠다 싶었다. 요번 들려온 소식은 이제 퇴직하셨단다. 당신의 일터지만 일흔이 넘으셨으니 쉬셔야지! 산책에 사유하는 시간이 늘어나 그러실까 詩에서 언어의 유회와 깊이가 느껴지기도 했다. 영정사진 찍으러 가자는 글에서는 아는 선배들의 이름..

그러니까 몇 년 전 어느 날, 제법 운치 있는 음식점에서... 몇 명이 앉아 저녁을 시작하려는 참이었다. 첫사랑이었다는 그 아이가 이왕이면 와인도 한잔씩 하자며 이끌었을 때 감각 있다고 나름 분위기 올라갔었다. 평소에 조심하는 술이지만 가볍게 여기며 중간중간 한 모금씩 마셨는데 음식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느 순간 얼굴이 근질근질한 느낌을 받았다. '혹시 알레르긴가?' 슬며시 일어나 거울 보려고 장소를 옮겨 살피니 붉은 기운이 돌며 얼굴 층이 도드라져 두 얼굴을 가진 여인처럼 변하려는 게 아닌가! 당황하여 약 한 알 먹고 얼른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것이 낯선 동네라 골목을 이리저리 살피다 정신없이 돌아와 보니 밥 다 먹었을 시간은 분명 안 된 것 같은데 모두 나와 건물 입구에 늘어서 있고... 첫사랑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