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마가 식사를 하시면 자주 토하시고 그러고 나면 식사를 잘 못하셨고 며칠 또 괜찮으시다가 이런 일이 반복되셔서 기존의 당뇨 이외에 노환이신 줄 알았는데 병원에 가시니 피검사에서 황달수치가 높게 나오며 담석이라는 판별이 나왔다. 동생이 이틀밤을 간호하고 내 차례가 되었다. 응급실로 들어가셨기 때문에 동생은 신속항원검사만 받았지만 병동에서 간병하는 사람은 pcr 검사결과가 필요하단 소리에 정식 코로나 검사를 해보며 예상보다 하루 늦어지게 되었고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1.3cm의 돌이 나왔단 소리에 안도의 기쁨이 있었다. 쓸개라고 부르는 담낭은 간, 십이지장과 연결된 소화기관으로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흘러나와 보관되는 장소다. 담즙이 흐르는 길을 담도라 하는데 엄마는 이 담도를 1.3cm의 돌이 꽉 막고 있었..

"별일이 다 있어서 전화했다." "아버지, 무슨 일이신데요?" "글쎄, 둘째 며느리 여동생이 방금 다녀갔거든?" "만두 먹으러 올래?" 못 갈 줄 알면서 기분 좋아하신 말이다. 둘째 올케의 여동생은 요번에 두 번째로 친정부모님 댁에 다녀갔다. 첫 번째에는 사돈댁 집안 잔치에 떡이 맛있어 보여 올케가 시어머님(울 엄마)께 맛 보여드리고 싶은데 일을 하고 있고 거리가 멀어서 머뭇거리자 부모님 사시는 곳과 가까운 올케의 여동생이 다녀오겠다며 떡을 들고 방문한 것이다. 아버지께서는 미리 전화를 받으셨지만 당연히 며느리와 여동생이 함께 오는 줄 아셨단다. 그런데 혼자서 언니네 시댁을 찾아온 것이다. 생각만 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요번에는 김장을 했으니 찾아왔다는데 여러 해 동안 살림을 못하시는 친정엄마의 이야기..

낚시가 취미인 사람이 주변에 있어 이따금 생선이 전해지는데 요번에는 한치가 전달되었다. 완도까지 내려가 100마리 정도 잡아 처치(?)가 곤란하다니 먹어주는 것이 도와주는 셈인가! 작은 배를 바다에서 타면 멀미 나던데 어떻게 서서 낚시까지 할까 부러웠다. 다리 길이가 한 치(약 3.3cm)라서 한치라나? 한치를 먹어보기는 처음이다. 잡히는 철이 6~ 8월까지로 짧아 값이 나간단다. 30~ 40cm로 제법 컸으며 다리가 몸통에 비해 짧았고 지느러미는 오징어보다 넓고 길었다. 뒷산에 다녀와 저녁을 하고 설거지에 해부까지 하려니 다리가 쉬고 싶다 했지만 먹을 생각에 꾹 참았다. 몸속에서 야무진 투명한 뼈가 나왔다. 쪄서 초고추장 찍으면 맛있다는데 냉동으로 전해졌고 요즘같이 습한 기온에서는 음식이 금방 상해서 ..

한 달에 한 번 오라버니와 친정에 다녀오는데 지난달은 주말을 이용하여 동생이 온다고 연락이 와 예정에 없이 부모님을 뵙고 왔다. 다녀왔으니 얼마간은 전화나 드리리 했건만 한 달이 지나도 소식이 없자 오라버니가 부모님께 가자며 소식이 왔다. 내 할 일 했다고 잊고 있었던 것이다.^^ 약속을 정하고... "아버지, 추어탕 질리셨어요?" "아니, 오랜만에 좋지!" 예전에 같이 모여 살던 고향 같은 동네의 추어탕이다. 만날 때마다 먹는 특별식이 되어가는데... 요번에는 알맞게 사 올 것을 당부하셔서 자식 돈 들어간다는 생각 때문이신지, 아니면 여러 번 드시기 식상해서 그러시는지 딸이라도 재차 여쭙기가 어렵다. 가자마자 커다란 냄비에 추어탕을 데우며 상차림을 하는데 엄마는 퇴직을 앞둔 희끗희끗 머리의 오빠 손을 ..

집에 와 보따리를 풀어보다... 달래를 보고 눈이 커졌다. 그러고 보면 살면서 놀랄 일이 참 많다.^^ 달래가 이렇게 큰 모습은 처음 대했다. 뿌리가 동글동글 야무졌으며 손톱 한 마디만 했다. 이파리만 봤을 때는 파인가?^^ 작년에 몇 뿌리가 보여 가을에 씨를 주위에 흩뿌리셨다는데 생각보다 흡족하게 올라왔단다. 한 뿌리씩 들고 서서 다듬었다. 흰 뿌리에 작은 동그라미들이 달려있었다. 씨로도 번식되겠지만 뿌리로의 번식이 튼튼할 것 같았다. 껍질 벗기며 뽀얗게 엉덩이 드러날 때마다 개운하며 푸릇한 향이 은은하게 났다. 씻어서 채반에 올린 뒤 물기를 말리고... 달래전을 할까 달래장을 만들까 하다. 양이 많은 편이고 색이 누레지면 아까워 심심하게 간장 양념에 담가 두었다. (양조간장, 소주, 매실액, 식초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