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차 타고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주셔도 되지만... 아버지께서는 꼭 두 정거장을 지나쳐 일하시는 곳까지 겸사겸사 가시는데 오늘은 곧장 버스정류장이 아닌 일터에서 멈추셨다. "능소화가 한창이니 보고 갈래?" "아, 그래요? 보고 가야지요...ㅎㅎ..." 담장 위로 올려야 튼튼하게 자랄 테지만 이곳은 담장이 없으니 지지대를 손수 만들어주셨다. 줄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땅에 꽂아놓으면 능소화가 잘 자란다는데... 지지대를 만들어 주셨어도 꽃과 줄기가 흐드러져 넘어진 곳이 있어 안타까웠다. 능소화 밑에 정다운 주홍빛 꽈리도 있었네! 요번에 보여주시고 싶었던 주인공은 바로 상사화였다. 사진으로 본 붉은 상사화는 꽃이라도 무섭고 요염했다 할까? 그런데 분홍은 맑고 깨끗하며 낭랑 18세처럼 고왔다. 작년에는 ..
그렇게 결혼식이 끝나고 친정에서 첫날밤을 보내는데... 사주단자 전해온지 1년이란 세월이 지났어도 얼굴 한번 못 봤던 신랑이 반가웠을까! 당연히 어색하고 미웠지, 미웠지! 보름 이상을 별일 없이 지내셨다는 이야기가... ^^ 세월이 흘러 오빠를 낳고 아버지께서 군대를 가셨다는 디/ 며칠 휴가를 나와 큰딸인 내가 덜커덩 들어섰다니 말이야. 얼마나 색시가 보고 싶었을까 생각해보면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차 태어났으리라!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자 여차저차 해서 엄마가 오빠와 나를 데리고 분가를 하시게 되었고 아버지는 아직 제대를 안 하신 상태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던 가을의 막바지에... 외삼촌께서 지게에 배추 한 가마니를 김장하라며 지고 오셨단다. 삼십 리 거리에 사셨으니 아무리 힘이 세셨다지만 힘 드셨..
요즘은 컴퓨터로 노래를 만든다네요. 작사, 작곡, 반주, 코러스까지 몽땅 혼자 만들었다는데요, 누가 했냐면... 조카 가요. 어제 첫 앨범이 나왔답니다! 전공하고는 거리가 먼데 하고 싶은 일이라며 한동안 음악에 심취(心醉) 하더니, 이런 작업을 했는가 봅니다. 음악동아리에서 노래를 부르긴 했어요. 암튼, 이모가 축하드립니다...ㅎㅎ 이름은 Vlanc(블랑)이고 노래 제목이 '그림' 입니다. 몽환적인 기타사운드와 감성적인 목소리로 사랑에 빠졌을 때의 감정을... 그림 그리는 것에 빗대어 표현했다 합니다. 잘 모르지만 두 곡 다 재즈와 비슷한 분위기가 났어요. 조용하고 편안한 편이었고요. 이곡 제목은 bloom 입니다. '꽃이 피어나는 것 같았던 만남이 끝나며 겪게 되는 심정과 그리움'을 담고 있다네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