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몇 년 전 작은 상자를 열어 황금열쇠를 보여주셨다. 보석상자가 아니라 양말을 넣었던 갑처럼 초라했는데 열쇠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다른 금붙이와 가공하지 않은 보석 알맹이가 보였으며, 황금열쇠가 신기해 손에 들고 요리조리 구경했어도 무게는 모르겠었다. 아버님이 회사 다니실 때 상으로 받은 것이라 들은 것 같다. "너 가져라!" "제가요?...ㅎㅎ..." 정리를 하시려는지 뜻밖의 말씀에 기쁜 일이긴 했지만 욕심나지 않아 장조카 주시라고 거절했더니 남은 금반지와 보석 알맹이로 귀걸이 목걸이를 만들라 하셔서 실천하기 쉽지 않지만 들고 왔었다. 보석은 잘 둔다 해도 어디에 뒀는지를 몰라 잃어버린 경험이 있어서 주신 것 몇 가지와 돌아다니는 것을 모아 일부는 처리해 개운했으며... 그 돈을 요긴하게 쓰고..
여름에 이사가 신 아버지께서 주방은 액화석유가스(LPG) 였기에, 날이 추워지자 난방은 어떻게 하실지 궁금하였다. 기름보일러 탱크는 안 보였기 때문이다. 아버지 : "우리 집 태양열 남는다, 안 가져갈래?!" 딸 : "가져올 수 있으면 좋지요...ㅎㅎㅎ 전깃줄을 이어야 할까요?" 아버지 : "먼 거리를 언제 이을래?" "그냥 박스 가져와서 담아 가?" 아버지께서는 이런 이야기를 하시고도 시치미를 뚝 떼며 전혀 웃지 않으셔서 어떤 말로 이을까 재미나면 좋겠기에 조바심이 들기도 한다. 딸 : "박스에 담아 오면 무거우니까 커다란 비닐을 가져가야겠어요...ㅎㅎ" 2019년 11월 27일 평산.
붕붕차 타고 가까운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주셔도 되지만... 아버지께서는 꼭 두 정거장을 지나쳐 일하시는 곳까지 겸사겸사 가시는데 오늘은 곧장 버스정류장이 아닌 일터에서 멈추셨다. "능소화가 한창이니 보고 갈래?" "아, 그래요? 보고 가야지요...ㅎㅎ..." 담장 위로 올려야 튼튼하게 자랄 테지만 이곳은 담장이 없으니 지지대를 손수 만들어주셨다. 줄기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 땅에 꽂아놓으면 능소화가 잘 자란다는데... 지지대를 만들어 주셨어도 꽃과 줄기가 흐드러져 넘어진 곳이 있어 안타까웠다. 능소화 밑에 정다운 주홍빛 꽈리도 있었네! 요번에 보여주시고 싶었던 주인공은 바로 상사화였다. 사진으로 본 붉은 상사화는 꽃이라도 무섭고 요염했다 할까? 그런데 분홍은 맑고 깨끗하며 낭랑 18세처럼 고왔다. 작년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