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귀가 아팠다는 그녀와 만나 가을을 즐겼다.혼자 걷던 길을 둘이 걸으니 오늘따라 단풍이 화려하였다.보통 산책하는 시간보다 30분을 앞당겼을 뿐인데 햇볕이 북악산을 넘지 못하여 눈이 부셨다. 중국단풍나무로 잎은 여러 가지 색으로 나타나며... 이런 모양의 잎인데 말라서 덜 예쁘다.^^ 그녀에게서 갑자기 산에 가자는 소식에 반가웠다.먼저 이야기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싫은데 마지못해 나오는 것일까?' '그동안 많이 걸어서 부담이 되었나?'하지만 만나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린 감성이 비슷하여 이야기하다 노래가사가 나오면즉시 노래를 부르고 풍경이나 이야기에 감동을 잘하는편이며 시골 여인들처럼 나물 캐는 것도 좋아하고뭐든지 잘 먹고 비교적 여인치고 잘 걷는 편이다. 단풍이 제일 아름답다..

오라버니와 함께 출발하여 다른 날보다 1시간 일찍일터에 도착했더니 벌써 감나무 아래 감들이 이곳저곳흩어져 있으며 감 따는 일을 하시다 가지치기를 곁들이고계셔서 사방팔방 붉게 물든 잎과 가지들이 늘어져대단지의 감나무를 수확하는 모습으로 보였다. 이 감나무는 사실 우리 감나무가 아니다.강화도에 사시는 분이 땅임자신데 연세가 있으셔서 밭에는 일 년 내내 오시질 않고 밭을 이용하라는 허락하에 몇 년을 아버지께서 사용하시다 허리가 편찮으시며주위의 다른 아주머니께 농사를 이어가시라 한 곳으로땅이 제법 넓고 배나무와 감나무 2그루가 있어서 작년에는 수확이 없다시피 했으나 올해는 제법 열려(아주머니께 한 그루는 수확하시라 함)집집마다 나눠갖자며 수확하는 날이 되었다. 감나무도 그렇지만 배나무도 아기 나무여서 열매가..

날은 추워졌는데 붉은 장미가 눈에 띄어 반가웠다.작정하고 열정을 쏟아 피어난 모습이었다.일주일에 한 번을 오니 누가 살갑게 봐주겠냐만은바삐 지나며 알아주었다고 아름다움을 뽐냈다. 아버지 꽃밭은 사실 정리가 안된 혼돈 속이어서시간을 내어 풀 뽑아 주고 솎아 주고 지저분한 검불도꺼내주면서 희끗희끗 보이는 폐 비닐이나 쓰레기를 꺼내 깨끗하게 가꿔주고 싶은데 새벽에 떠나면 모를까 도착하는 시간이 보통 11시가 넘어 금방 가자 하시니 (아버지께서는 보통 8시에는 도착하셔서 한참 일하심) 나라도 꽃밭에 남아 이러저러 일을 하고 싶지만딸 혼자 남겨 두고 가시는 것은 또 안 되어 급한 것만수습하고 오는 수준이라 갈 때마다 아쉬움이 남는다. 꽃밭의 빈 곳만 보이면 빽빽하게 맥문동이 자라더니이제 꽃밭을 벗어나 길까지..

바이올렛 화분 2개가 분갈이로 4개로 되었다.작은 화분에서 두 개의 뿌리가 살아나려면 불편하겠지만 (바이올렛은 화분이 크면 꽃을 피우지 않는다 함.)애초에 그리 심은 게 아니고 엄마 물꽂이로 자란 싹이 2개로 나와 복잡해도 바글바글 꽃 피게 놔두려 했다. 그런데 잎을 자세히 보니 서로 엉켜있었고 팔을 뻗으려다 공간이 좁자 여기저기 상처가 보였다.둘이 의지하며 자랐으면 싶었지만 은연중 영역 다툼이 있었나 일단 급한 것 두 개만 해준 것이다.잎에 물이 묻으면 얼룩이 생긴다는데 분갈이해주고 흙이 묻어 샤워기로 세수 시키고 그늘에서 말려주었다. 날 추워지는데 엉아들은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다.꽃은 한 달 이상 갔으며 할머니와 엄마 화분 이외에 이제는 서열을 생각할 수도 없게 뒤죽박죽 되어 버렸다.성장이 ..

텃밭 모퉁이에 도라지가 몇 뿌리 있는 것을 알아서추석 전에 수확해서 차례상에 나물로 올리면 어떨까생각했었는데 그냥 지나쳤다가 며칠 전 수확하게 되었다. 도라지 한 뿌리 캐는 데는 산삼을 캐 듯 50cm 넘도록깊이 파야했으며 다 파고 나니 주위에 황톳빛 흙구덩이들이문화재를 발굴한 듯 볼만했으며 힘이 엄청 들었다. 심은지3~ 4년은 되어서 약효가 제법 있을 것이라 인삼과 대추, 생강,도라지의 머리와 뿌리 부분을 넣고 한 들통 끓여 마시고 있고,다듬기 좋은 가운데 토막은 오이와 새콤달콤 나물 해 먹었다. 달래는 봄에나 있는 줄 알았다가 밭 주변으로 풀처럼가느다랗고 길게 보이는 것이 달래하 하시니 내가 도착할 즈음엔 많이 수확하셔서 거저 가져온 셈이었는데 덤불이들어가고 잎들이 엉켜서 어떻게 다듬나? 고민 아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