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을 한 번도 안 가봤다는 친구와 함께 했다. 오면서 한 사람씩 내리는 정류장이 달랐다. 이촌역에서 내려야 하는데 이수에서 내렸고 신문을 읽다가 두 정거장 더 갔으며... 처음 온 친구는 출구를 잘못 나와 헤맸다 한다. 전화가 없었으면 어찌 만났을꼬?... ㅎㅎ 왼쪽의 상설전시장에서 명화전을 하고 있었지만 처음 온 친구가 있으니 우리나라 역사를 먼저 느껴보자며 고조선부터 다시 둘러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청자나 백자보다 초벌구이 토기가 멋스러워 시간이 흐를수록 토기의 쓰임새와 변화과정을 비교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두 번째로 자세하게 본 것은 사신도였다. 그림이 흐릿한 가운데서도 용의 모습이 뚜렷하였다. 좌 청룡(靑龍)이다. 무덤 널방 동쪽의 수호자로 화려하면서도 몸체의 움직임이 기운차게 느껴졌다..
지하철에서 박물관으로 향하는 전용 길이다. 여기서부터 어깨가 으쓱해진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왕비가 된 느낌이 든다. 밖으로 나오니 산책로(나들길)가 이어졌다. 먼지가 없는 날이면 더욱 좋았을 것을... 있어도 뿌듯한 것이 주변 환경이 광활하며 아름다웠고 나라사랑 국립중앙박물관 아니겠나! 이왕이면 이런 곳에서 놀아야지 말이야.^^ 앞에 배롱나무 연못이 보인다. 서울은 100년 만에 봄이 가장 빨리 왔단다. 온갖 꽃들이 한꺼번에 화들짝 핀 것이다. 빌딩과 자동차와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에다 온난화와 더불어 기온이 갑작스럽게 올라간 것이다. 봄은 4일이 길어졌고 겨울은 8일이 짧아졌다나? 넓어서 한꺼번에 보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 대각선을 그어 반절을 돌고 온 셈이었다. 나들길, 배롱나무못, 거울못을 반 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