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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하필이면~ㅎ

평산 2009. 12. 3. 13:39

 

 일어나면 기운이 더 힘찬 날이 있다.

 '산이라도 가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싶네?'

하지만 갑자기 산에 가자니 말하자면 겨울이기도 해서 망설여진다. 

미리 약속도 없었으니 새삼스레 등산복 입고 나서기도 귀찮고......

 

 

 오후 들어 산책이나 찐~~하게 해보자며

가볍게 입고 길을 나섰는데 평소대로 운동장을 지나  

낮은 뒷산 밑자락 한 바퀴 돌았지만 운동량 왠지

시시하게 느껴져 다시 산 위로 솟구쳐 올라 땀 흘리며

때론 짧은 구간들 달려달려 마저 돌고는

비로소 미소 지으며 집에 와 씻으려 옷 벗는 중인데....

  "따르르르릉~~~~"

받을까 말까 하다가 수화기를 드니 반가운 친구다

 

 남들 한창 퇴근시간인데 놀러 오려고 한다며

스스로도 너무 늦었는지 내 마음속 떠보려 했는데......

마침 씻으려는 중이고 운동도 비교적 많이 했기에

이제부턴 밥 하며 쉬고 싶어 나중에 놀러 오라고 했더니,

친구는 말상대가 필요했었던지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전화기를 내려놓지 않는다. 

집에 있는 상황이면 씻고 나와서 걸겠다고 말했을 테지만

보아하니 밖에서 나에게 전화를 하려고 일부러 시간을

내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지 말라고 했으니 미안해서 전화를 금방 끊어야

한다는 말도 나오질 않았다. 그간 어떻게 지냈냐고

소식 물어보다가, 동창들 만남 이야기 하다가...

자식자랑 하다가, 웃다가, 서서 왔다 갔다 하며 이야기 하다.

쪼그리고 앉아서 받았다가, 다리가 시려서 시퍼래 지는 것

같아 열 나라고 '쓱~쓱~' 문질러도 주다가......

 점점 추워지고 있음이 느껴졌지만 땀이 난 옷들

다시 챙겨 입자니 그렇고, 새옷을 입자니 더 더욱 개운치 않고...

나 또한 재미나서 맞장구 쳐주다가......

그러다가.....

그리하여......

마침내......

거~~~~의 마무리 할 시점이 온 것 같아서 이야기를 꺼내봤다.

 "oo야, 나 이제 씻어야 할 것 같아."

 "사실은, 목욕 하러 들어가는 중에 전화를 받았거든? 춥기도 하고~~~ㅎ"

 "어머나!! 그랬니? 진작 이야기 하질 않고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너도 차~암~~??? 어서 해라. 감기 조심하고....ㅎㅎㅎㅎㅎ..."

 

 추위가 살살 지나갔지만 겁나게 웃어보기도 해서

그나마 행복했었다고 여기려 한다.

 '흐이구~~~'

 '하필이면 재미난 전화가 그 때 오다니 말이야 말이야 !!'

 

 

 

 

2009년 12월 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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