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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다 모처럼 같은 시간에 나오니...

헤어지기 섭섭하다며 우동 한 그릇씩 먹고 가잖다.

별일 없으면 다같이 가면될 것을...

붙잡지 않는다며 밴댕이 소갈머리 한사람

휑~ 떨어져나가 네사람이 남았다.

 

 사이사이 입에다 물고 날라서 

기본으로 불러있는 통통한 배였으나...

가벼운 우동이니 들어갈 곳 없겠냐며

이왕에 저녁 먹는 것으로 이름 짓자 발걸음 향하는데... 

 

 

 

 

 멀리서 고아지라 손크림 사갖고 온 이쁜 친구에...

지난 번 뽀얀 국물 설렁탕 박씨아저씨

여름 날 메밀국수 남여사...

그러니까 이번 우동값 지불은 매미 날개처럼 투명한 내 차례였다.

카드밖에 없는데 설마아~~

 

 앉아서 개미소리로 주문해도 다 들리는 작은 우동집이지만...

일부러 하얀 김에 얼굴 파묻은 그녀에게 다가가 입가리고 살며시 물었다.

 "카드도 되요?"

 "안되는데요."

 '아~'

 

 뜨끈한 국물에 행복해지는 바로 그 우동이건만

졸깃한 면발이었나? 시원한 국물이었는지...

입에 몽땅 넣었음에도 목이 컬컬하며 기억에 없고...

너 밖에 낼 사람 없다고 누가 말하길 했나~~~

우동값이 많기를 하나...

 

 다들 마무리하는 시점이라 혼자 급해져 두근두근...

슬며시 일어나 국수 삶는 그녀에게 이번에는 기어들어가는 모기소리로

 "카드 밖에 없으니... 다음 주에... 갔다드리면.....요?"

 "그렇게 하세요."

 '아하~'

 

 결제기 구비 못해 미안하다며 오히려 그녀의 얼굴이 붉어지고

금세 답이 주어졌으니 믿음 줬을까 반갑고 고마워...

아무 것도 표시하지 않은 깨끗한 달력에

외상값 잊지말자 빨간색연필 굵다랗게 빙글빙글 돌렸다. 

 

 

 

 

 

  2013년   1월    13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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