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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막막했던 행사가 끝났다.

같이 시작했던 동기들도 떠나고 혼자 남아 행사를 생각해야 했다.

처음에는 솔직히 섭섭함을 지나 힘이 다 빠졌었지만...

어디에서건 스스로가 결정하는 자유인이니 뭐라 할 수 있겠는가!

 

 자진해서 시작한 일이 아니었던 만큼 신이 날리는 없었지만,

그렇다고 짜증이 나서 준비한 것도 아니었으며...

일할 사람이 없으니 하나라도 보탠다는 마음으로 차근차근 생각해보자 했다.

 

 

 

 

 

 학교 다닐 때 촛불 들고 마무리 행사하는 것이 좋아서 실천해보려다 호응이 없어 그만두었고,

전화번호가 보였다하면 모아서 정리하니 백 명에 가까워서 흡족했으며...

흥을 돋우기 위해 동기가 하는 음악밴드는 꼭 오라고 해야겠구나!

오랜만에 교가도 불러봐야지? 처음에 불러야할까 마지막에 부를까.

행사순서를 벽에다 붙이는 것도 많은 점수를 얻진 못했지만 해보는 게 났겠지?

초등학교총동문회라 아이들 마음으로 돌아가는 뜻에서 풍선이라도 달아볼까.

선후배 간에 서먹하겠으니 이름표도 목에 걸어야겠고...

현장에 갈 때는 매직이나 필기도구에 테이프도 잊지 말고 가져가자.

돈은 최대한들이지 말고 소박하게 진행해보자!

 

 하나하나 생각을 해왔으니 일하다 말고 문구점에 갈 일은 없었다.

준비하는 중간 중간에 내가 하는 말이나마 늘 들어주었던 동무가 있어 편안했으며...

뭐 이런 일을 좋아하냐 하면서도 안됐던지 남편이 몇 가지 컴퓨터 작업을 해주었고,

시간이 가면서 일찍 와 도와주겠단 친구들이 나타나 힘이 되었다.

 

 그렇게 어우선하지 않고 조촐한 준비를 마쳤는데......

행사하는 날은 눈이 온 다음날이라 칼바람에 길은 다 얼어붙어서 너무나 추웠다.

시간이 되어도 분위기가 썰렁하여 당황되었으며...

급기야는 빙판길이라 악기를 싣고 못 오겠다는 소식에 가슴이 철렁 무너져 내렸다.

더군다나 음식점에 있었던 노래방 기계까지 고장이 나고....ㅠ...

 

 지금 생각하면 아랫목이 따끈따끈 했으니까 발 뻗고 도란도란

자기소개를 해보는 것도 재밌었겠는데 머리가 빨리 돌아가지 않았으니 아이쿠!...^^

때마침 사물들 균형 잡기로 세계적으로 이름 나있다는 후배가 와있어서...

사과 5개를 곡선으로 이어보는 퍼포먼스에 참으로 다행이다 싶었다.

 

 11시가 가까워 정리를 하고 꽁꽁 언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오며 얼마나 쓸쓸하던지.

글을 올리겠다는 의욕 또한 전혀 없었으나 카페에 드나드는 사람이 많아져서...

하루가 지나 기운을 내어 일부러 밝은 음악을 틀고 솔직한 심정으로 이야기를 써내려갔다.

그대로 올려도 누가 뭐라 하겠는 가만은 너무나 솔직하게 쓴 부분은 초라해서 지우기도 했다.

 

 

 각설하고, 추운 날씨에 총 마흔(40) 분이 오셨으며 행사에 참여하셨던...

졸업한 곳의 현재 초등학교에 계시는 교장선생님께서 응원해주셨으니 올려본다.

 "제가 말씀 드린 대로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하자에서 내가 바로 OO님이십니다 ㅎㅎㅎ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임 맡는 것을 싫어하죠, 왜냐하면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죠.
그러나 요즘 재능기부라는 것이 있잖아요, 바로 이것이 그 재능에 속하는 것입니다.
남이 귀찮아하는 것을 내가 해주는 것, 이것처럼 큰 재능이 어디 있겠습니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큰 보람을 속으로 새기면 그것처럼 큰 행복도 없습니다.

동문회의 큰 별이 되실 것입니다 와우 "

 

 

 

 

2014년  12월   19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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