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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복이 작다며 한겨울에 우리 집으로 오게 되었다.
일부러 탄력성이 없는 소재로 만든 선수용이라는데...
나하고는 3~4kg의 몸무게 차이가 있으니 맞을 거라며 입어보란다.
수영을 한지 오래되어서 입었던 수영복은 이미 삭았을 것이고,
이사를 온 후 어디에 있는지 찾지도 않았는데, 부담 없는 색깔에 기분이 좋았다.
'이참에 수영장도 다녀와야겠네!'
추워서 낮에는 입어볼 생각을 못하다가 잠잘 무렵이 되어...
어차피 옷을 벗어야 하니 슬며시 입어보고 싶다에 한 표를 던졌다.
'궁금하잖아, 몸매가 살아있는지 말이야!'
이러다 누가 들어오면 아무리 식구라도 민망스러워 문을 잠그고는 혼자 미친 듯이 히죽히죽...
입어보려면 남김없이 벗어야하니 맨 날 보는 몸매건만 무척 기대에 찼다.
수영복 뒷모양이 20년전 하고는 새로워서 다리부터 넣어야 할지 옆구리로 시도해보다,
그럼 윗부분은 어떻게 입어야하나 혼자서 묻고 대답해가며 이번에는 머리부터 넣어볼까?
아니지, 맨 위에서부터 다리를 넣어야하는구나. 어렵네...ㅎㅎㅎ...
'그런데, 왜 이리 안 들어가는 거야, 몸무게 차이로 보면 수월하게 들어가야 하는데?'
'탄력성이 없다더니 정말이네!'
혼자서 수영복하고 레슬링을 하는 듯 몸에 억지로 껴 맞추려니...
양쪽 허리부분에서는 무엇이 툭 튀어나와 놀래 키질 않나, 피부는 긁히며 벌겋게 되었다.
'생사람 잡을뻔 했네!'
'혹시, 내가 3kg 더 나가는 것 아닐까?'
'이렇게 입고 벗기가 불편하다면 수영하기도전에 지치겠어, 두 번 입어 봤다가는...ㅎ...'
튀어 나올 살이 있더라도 수영복이 탄탄하게 바로 잡아주어 물 찬 제비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가,
커다란 실망에 아프기까지 하니 어깨끈부터 조심스럽게 내리고는 사정없이 벗어 구석에다 밀어놓았다.
"수영복 입기가 쉽지 않았어, 살이 여기저기 붉어지고 아프기까지 했거든..."
"어? 그 수영복은 비누칠하고 입는 건데...?..."
"아이쿠! 어쩐지이~~~@@@~~~"
2014년 12월 2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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