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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보고 싶었는데 바위취를 만났다.
나무들 밑 어두운 곳이라 자주 지나면서도 바위취가 자라고 있음을 몰랐다.
자세히 보니 한두 포기가 아니고 여인네 치맛자락만큼 군락을 이룬 모습이었다.
난간이 있는 안쪽이어서 가까이 구경할 순 없었으나...
눈이 오고 바람 차가운 겨울에도 잎을 떨구지 않고 붉은빛이 돌며 납작 엎드린 채 넘기더니,
이듬해에는 난간 앞까지 쑥쑥 세력을 펼쳐서 가져다 키워볼까 흑심이 생겼다.
세 뿌리를 허락도 없이 동냥해왔다.
빈 화분은 없고 벌레 먹은 문주란이 휑해서 그곳에 자리 잡아주었는데,
뿌리로 번식하는 줄 알았으나 주룩주룩 순이 나오며 코끼리가 먹이를 찾 듯 흙을 찾아다녔다.
어떤 줄기는 며칠 사이에 새끼를 매달고 마루를 기어 다녀 번식속도에 무섭기도 했다.
급기야 옆 화분을 넘나들어 이웃에 나눠주기도 했는데 가을이 되니 다시 순들이 줄줄 나왔다.
'야생화라더니 생명력이 무척 강하구나!'
이제 1년이 지났으며 사철 푸르러 보기 좋은데...
나 보자고 데려왔으니 살았던 곳을 그리워할까 미안함이 있다.
2016년 12일 1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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