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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에서 나오니 어머니께서 계단을 잡고 내려오시며 털썩 주저앉으셨다.
기운이 빠지고 어지럼증이 일어난다며 쉬어다 가잖다.
치료가 끝나고 의자에 머물다올 것을...
전혀 서두르지 않았는데 손수 나오시고는 그러셔서...
서서 기다렸다가 붙들고 계단을 거의 다 내려왔는데...
"난 너 밉다고 안 했다?" 하시며 요번에는 뜬금없는 이야기를 하셨다.
"예? 무슨 말씀이세요?"
생신날 꽃게탕 드시러 우리 집에 오셨을 때...
그깟 밥 한 끼 해드리면서 어머님이 밉다 하셨다고 며느리인 내가 식구들 앞에서 말했단다.
그래서 가신 뒤 근 석 달 동안 속상하셨다며 말 끝을 흐리셨는데...
'아이고, 치매가 오시나!'
문득 뵈러 갔다 예정에도 없이 치아가 아프다 셔서 치과에 다녀오고...
오늘은 두 번째 방문하는 것이라 딴에는 시간을 냈구먼 엉뚱한 말씀을 하시네!
"어머니, 저는 그런 소리 들어본 적이 없는데요?"
그런 소릴 들어본 적이 없으니 그런 이야기를 꺼낼 리 없었고...
행여 들었어도 새색시가 아닌데 웃어 넘겼겠지 의미를 두며 에너지를 소비했을까!
추측건대 결혼할 당시 어머님이 아들에게 며느릿감이 어떠하다 이야기를 하신 모양이고,
남편은 나에게 그 말을 전하지 않았나보구나!
잠시 희극 한 장면이 끝났다 생각하고는 모셔다드리고 앉았는데...
"게가 입이 무거운 줄은 알고 있다."하시며...
남편이 고등학교 때 성적이 어떤지 모르시다 하루는 친구들이 놀러 와서 선두 자리를...
영 내놓지 않는다는 소리에 공부를 좀 하는구나 아셨다나?
"성적표에 도장 찍어주시지 않으셨어요?"
이제 보니 당신 혼자서 북을 치시고 장구도 치시고 소설도 쓰시고...^^
과거에 밉다고 하지 않으셨다 이실직고하신 뜻은 잘 보살펴달라는 말씀이신가?
'인물로만 봐서도 객관적으로 어머니보다야 며느리구먼!...ㅎㅎㅎ'
행여 치매 증상이 아니시길 바란다...^^*
2016년 12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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