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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 따는 체험을 아이들과 다녀왔어요"
" 맛보시라고요...ㅎㅎ..."
이사 간 꼬마들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설날에 보고 처음이니까 얼마나 컸을지 궁금했는데...
단지 내에서 이사했지만 드나드는 입구가 다르고 직장을 다니니 만나기가 어렵다.
'갑작스럽게 오디를 가져온다니, 대신 무엇 줄 거 없을까...'
냉장고를 열어봐도 마땅한 것이 없어서 유산균음료 몇 개를 비닐에 넣고는...
기다리다가... 집까지 오기만 바라는 것도 미안해서 밖으로 나갔다가 ...
씻고들오는지 시간이 걸려 다시 집에 들어왔더니 벨이 울렸다.
"햐~~~반갑다, 많이 컸네?"
"저희들이 직접 딴 오디에요."
"어디로 다녀왔어, 경기도 였니?"
"그러니까...한 시간 반 정도 차로 달렸을 거에요...긁적긁적...ㅎㅎ..."
크기도 컸지만 시커먼 것이 맛있게 보여 얼른 한 알을 입에 넣었다.
토종 오디와는 다르게 물이 많으며 싱거(?)웠지만 천연의 맛을 느끼며 아이들이 돌아가고는,
입이 검푸르게 변하는 줄도 모르고 혼자 300g 정도를 먹었을 것이다.
체험을 했다고 가져오다니...
기특한 마음에 줄 것이 없어 꼬마들이 돌아간 후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하자,
퇴근 후 돌아온 남편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며칠 전 직업의 종류에 대한 숙제가 있어 큰 아이가 찾아왔었단다.
일반 회사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동물을 치료해주는 입장이어서 아이가 흥미로웠을 것이고,
설문지 물음에 또박또박 연필로 정성 들였으니까 고마웠을 거라나?
직업을 선택한 이유나....
어떨 때 가장 보람을 느끼느냐! 등등...
실은 이런 사연이 없었더라도 오디를 맛있게 먹으면 보답일 텐데...
누군가에게 신세 지지 않으려는 면이 강해서 오히려 괜한 걱정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 때 그 때마다 대응도 제대로 못하면서 말이다.
방학이 되면 놀러 오라고 하니 아이스크림이라도 사갖고 마실 가야겠다.
2017년 6월 2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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