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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적끄적

평산 2017. 8. 4. 16:29

 태어나서 땀을 가장 많이 흘려본 날이다.

다른 곳은 모르겠는데 얼굴에서 땀이 줄줄줄 흘렀다.

아니 머리에서 흘렀나?

닦아도 주루룩 주루룩~~~♪

땀이라고 할 것도 없이 물처럼 맥없이 흘렀다.




  대기가 습해서 그랬을 것이다.

수건을 가져가지 않아 소매 끝으로 코를 닦던 아이들처럼 오른 소매를 뻗어 꾹꾹 누르다,

한쪽 손으로 모자라 번갈아가며 팔꿈치까지 흠뻑 적혔다.




 습함이 이렇게까지 땀으로 이어지는 줄 몰랐다.

물을 새롭게 마시는 것도 아닌데 유독 머리 쪽에서 샘이 몽글몽글 솟는 냥 계속 흘러흘러..

턱 끝에 방울방울 맺히다 목을 타고 내려가기 시작했다.

두둑해서 앉을 자리 없는 눈꺼풀에도 대롱대롱 맺혀 시야를 가리더니...

볼을 타고 입가로 흘러 만들어진 소금 맛을 움찔거리며 아니 볼 수 없었다.




 그러다 아름다운 원추리의 색감에 매혹되어 가던 길 멈추고 눈높이를 맞추자,

이번에는 뚝/뚝/뚝/ 굵은 비처럼 쏟아지고 있었으니...

"추리야, 너도 땀 흘리고 있느냐?"





 2017년   8월   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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