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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자몽

평산 2018. 9. 15. 11:35


 자몽에 도전했다.

먹는 것인데 왜 못 먹겠는가!

아주 실해서 5개를 사와 냉장고에서 시원해지기 전에 맛보려 했다.

시원한 상태에서는 신맛이 더 강해질지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열대과일이니 실온 보관이 좋을까?


 오자마자 반 개를 썰어 거뜬하게 먹었다.

쓴맛도 있었지만 칼슘과 칼륨 비타민이 풍부하다니 거리낌이 없었다.

톡톡 터지는 알맹이에 아직은 젊어서 끄떡없다고 어깨를 으쓱했다.

 '뭐, 별거 아니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별것이었다.

씌운 치아가 시큰거리고 무엇을 먹으려니 황금 치아 쪽으로 자신이 없었다.

큰일 났구나! 맛보기로 2개만 사 올 것을...

낱개로 살 수도 있었을 텐데 싱싱한 자몽을 어쩌나!


 도저히 그냥 먹기는 힘들 것 같아 방법을 모색하니 자몽청이 나왔다.

속껍질을 모조리 벗겨야만 쓴맛이 덜하고 설탕을 넣으면 신맛이 줄 것이라

만들만하다고 여겨져 다행스러웠다. 휴~~~ ㅎㅎ


 즉각 만들기에 들어갔다.

빈 꿀단지와 설탕도 넉넉해서 번거롭지 않게 한 시간쯤 걸렸을 것이다. 

어떤 이는 자몽 5개에 3시간이 걸렸다는데 글을 올린 사람들 중 주부는 전혀 없었고

20~ 30대 젊은 처자들이 다이어트나 자몽 에이드를 먹으려는 경우여서...

여기까지 자몽은 내게 모험이었다가 반성하는 입장이었다.


 다른 청들은 6개월의 숙성 기간을 보내고 걸러야 하지만...

하루가 지나자 숨이 죽고 며칠 지나면 바로 먹어도 된다는 말에,

날이 선선하여 따뜻한 차를 만들었더니 시원하고 달콤하고...

집에서 만든 요구르트에 자몽청을 얹으니 맛이 환상적이어서(강조 아님)

며칠 뒤 대형마트 갔다가 자몽 앞에서 다시 흔들리는 나를 보았다.


 호불호(好不好)가 있는 과일이라더니 나 자신이 이랬다저랬다...ㅎㅎ

값이 좀 올라 명절이 지난 후 다시 한 번 만들 생각을 해본다.





  2018년  9월  15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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