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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

모피코트

평산 2019. 2. 26. 14:35


 "당신, 모피 옷 입을 생각은 말어!"

 "옷 하나 만드는데 얼마나 많은 동물이 필요한데......?"


  낭군의 말도 있었지만 그렇다 할 외출을 하지 않는 나여서...

모피가 있어도 겨울에 몇 번이나 입을까 싶은 것이 당연하듯 수긍했었다.

하물며 제부가 호주에서 모피를 동생에게 사다주고...

동생이 입지 않겠다며 나에게 전해왔을 때 서양 사람들 치수라 크기도 했지만

2년간 상전 모시 듯 하다 누군가 잘 입으면 다행이라며 이사올 때 재활용통에 넣었다.

지금 생각하니 수선을 생각해봐야 했을까 싶은데...

입어봐도 별 감흥이 없어서 망설이다 그리했던 것이다.






 그런데 겨울이 들어설 무렵 어머니께서 모피를 가져다 입으라셨다.

반코트 입으시는 걸 봤는데 외출을 못하시니 아까워서 그러시나?

다니러 가면 입어볼게요, 하고는 별 반응이 없다 싶으셨는지,

 "마음에 들지 않아 그러니?"

 "내가 살아 있을 때 가져가라!"

 "수선비가 들어갈 테니 주마, 고쳐 입어!"

 "지금 고치면 비싸니까 여름이 올 무렵 수선해라!"


 어머니께 갔어도 모피가 생각나지 않으면 그냥 오기도 하다...

밤 낮 없이 생각나실 때마다 전화를 하셔서 하루는 다니러 갔다가 입어봤더니

얼마나 품이 크던지 어깨에 완장을 얹은 것처럼 늘어지고 무겁고,

반코트가 아니라 길어서 시베리아에서나 입을까 거북하게 느껴졌다.

그러니까 입으려면 수선은 필요하겠는데...


 입으시던 것과는 다른 옷이어서 돈도 없으시며 언제 사셨을까?

설날 시누님께 혹시 어머니 모피 옷 고쳐 입으실래요? 했더니 작년에 샀다 하셔서

다들 좋아하는 모피로 보여 보통 여인들과 다른가 스스로에게 질문하기도 했다.

수선하는 집 알아보는 것도 일이고,

갖다 주고 찾아오는 것

돈 들어가는 등...


  배 불러서가 아니라 이런 일에 영 재미가 없어 신경쓰고 싶지 않은데,

어머님이 주시려하니 시간을 두고 알아봐야겠다.







  2019년  2월  26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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