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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어머님 반찬은 명란젓이다.

떨어지셨다 해서 명란젓 2통을 사고 열무가 짧고 맛있게 생겨 나물하려고 얼갈이와 3단을 샀다.

한 단을 딸기와 챙겨 어머니께 달려갔는데 아직 아침 전이라 챙겨드리며,

열무 다듬으려 신문지를 깔고 고구마를 씻어 점심으로 먹으려고 가스 불에 올렸다.

푸른 채소를 보자 손수 다듬으신다며 손에 묻히지 말란다.

아침 드시는 사이,


 열무를 삶아 들기름을 넣고 새우젓으로 간을 맞춰 파 마늘에 조물조물하다 다시 프라이팬에 앞뒤로

뒤집어 푹 졸이면 치아가 안 좋으신 어머님이 좋아하시는데...

금방 몇 술 뜨셨지만 고구마와 나물을 곁들여 드시자 해서 궁합이 맞을까?...ㅎㅎ

의심했으나 적당히 물렁한 고구마의 달달함과 어울려 한 끼로 훌륭했다.


 설거지를 하고 오후 3시가 넘어 뒷산에 올랐다.

며칠 집에만 있었더니 움직이기가 생소해져서 걸음이 힘겨웠고

여전히 뿌옇긴 했으나 제비꽃과 키 작은 냉이꽃 등 봄이 삐죽 내밀어 반가웠다.

이제 집으로 가서 쉬고 싶었으나 혹시 매화가 나왔나 옆 동네를 기웃기웃...ㅎㅎ...

봄은 이렇듯 궁금한 것이 많은데 멀리서 분홍빛이 아른거려 내일 올까 하다 다가갔다.




 아마도 조생종인 모양이다.

코를 들이대니 달콤함이 실려 은은한 향기가 솔솔~~~ ♬

남쪽에서도 이제 피어나는 매화일 텐데 해가 기울 무렵이라 그늘진 곳은 어두워 아쉬웠지만,

우리 동네에서 제일 일찍 봄을 알리는 곳이라며...




 담배 피러 나온 아저씨, 자전거 타는 꼬마와 어르신들도 옹기종기 앉아계셨다.

같은 매화지만 꽃은 여러 종류로 하얀 꽃은 눈처럼 맑고, 상아빛은 귀티가 났으며...




  분홍빛은 화사하니 역시 봄처녀로 보였다.

 사방이 건물이라 매화동산이라도 하늘을 올려다봐야했는데,




 '그래, 보고 싶을 때 봐야지!'

 '피곤했으나 기분전환에 생기가 도는구나!'


 집에 오니 남겨놓은 얼갈이와 열무가 손길을 기다리고 있어 쉴 새 없이 멸치육수 한 솥 올리고,

열무 삶아 나물에 얼갈이 씻어 손으로 뚝뚝 잘라 맑은 된장국 끓이는 중...

친구들에게 매화꽃 보내며 기운내자니까 다들 반긴다.






  2019년  3월 1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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