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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성이 세워진 지형은 비슷하였다.
이곳 당포성도 임진강과 당개나루터로 흘러드는
하천이 형성한 삼각형 절벽 위에 세워졌다.
강에 접한 두 면이 주상절리의 수직절벽이고,
동쪽면이 터져있으니 불안하여 성을 쌓은 것이다.
평화로운 모습에 아름다웠으나
바람이 심하고 북쪽이라 추웠다.
정상에는 나무 한 그루가 서있었다.
예전 사진을 보니 나뭇가지가 여러 개여서
다른 곳인가 했는데 같은 곳이었다.
온순해 보이는 성과 어우러져
단순미와 절제미가 느껴졌다.
한강유역에서 후퇴한 고구려는
6c 중엽 이후 ~ 7c 후반까지 약 120년 동안
임진강을 남쪽 국경으로 삼고 하류 쪽에서 상류 쪽으로
덕진산성, 호로고루, 당포성, 무등리보루 등
10여 개의 성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했다는데...
나 또한 불과 2년 전쯤 고구려성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이제라도 찾아와 영광스러웠다.
성의 뒤쪽 계단으로 올라가 보니,
반짝이는 강줄기에 황홀해지며
가슴이 뻥 뚫리고 말을 탄 고구려 용사가 된 듯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있었다.
강물과 언덕 하나로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구나!
강물은 오른쪽으로 흘러 호로고루성을 지나
강화 앞바다로 흐를 텐데 서 있는 곳이
북쪽이겠지만 방향감각이 없었다.^^
물이 휘돌아나가는 여울목이 보인다.
여울목에서는 강물의 유속이 느려져 쉽게 강을
건널 수 있음에 양주 지방에서 북상하는 신라군이
개성으로 진입하는 길목이라 전략적 요충지였단다.
그러고 보면 당시에도 지형을 읽는 군사가
있었다는 뜻 이리라!
강물을 등지고 섰더니 멀리서 보였던 나무가 우뚝!
매서운 강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이곳을 지키는
고구려인 같았다.
나무 베인 자국이 보이고... ^^
창과 방패로 무장한 병사들이 城을 향하여
돌진해올 때 헛발을 디뎌 넘어지라 그랬을까?
넓은 길이 갑자기 뚝 끊어지며 움푹 파인 고랑이
위에서 확연하게 내려다보였다.
'머리를 맞대고 의논 들 했겠지!'
2020.10.31. 평산의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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