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끄적끄적

바이올렛 번식 이야기

평산 2023. 7. 16. 14:54

 바이올렛 하나 갖고도 소설을 쓰겠다.^^

친구가 바이올렛 나눔 한 것이 몇 년 됐을 것이다.(1대)

보랏빛 꽃을 피우는 우리 집의 첫 작은 화분으로

잎이 자라자 몇 개를 잘라 물꽂이를 했다.

이 때만 해도 번식에 성공하고 싶었다.

 

 

 여섯 뿌리가 살아남았다.(2대)

다들 여리게 보이나 가운데 짙은 색이 3대의 엄마다.

각각 다른 화분에서 기생하다가 아파트에서 금전수

분갈이를 해보며 버려지는 모종 비닐화분을 6개

챙겨 와 비로소 옮겨 심어주었다.

 

 

 같은 엄마에서 태어났어도 얼굴이 각각 다른 것처럼 

약한 아이가 있고 연한 빛을 띠는 아이도 있었는데,

2대에서 가운데에 놓인 이 아이는 잎이 진하며 성장이

빨라 이미 꽃을 한번 피웠으며 작년 가을에 8개 정도의  

잎을 따서 물에 꽂아놨었다. 번식시키려는 목적이

아니라 순순히 너나 잘 자라라는 뜻에서였다.

 

 

 경험을 해보니 오래된 잎보다는 한참 크는

바이올렛의 잎이 찬 겨울을 지났어도 건강하고 빠르게

뿌리를 내려서 걱정 아닌 걱정을 주었다.

 '이렇게 많은 새싹을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어머님댁에서 화분을 버린다기에 작은 화분만

가져와 심어줬더니 건강해서 그런가 한 잎에서

여러 개의 싹이 나왔다. 토분에 있는 초록빛의 싹이

하나 남은 2대의 싹으로 항렬이 하나 높은 셈이며

생명이 희미했다가 자리 잡는 모습이다.

 

 바이올렛을 선물한 친구에게 사진을 보여주자

새싹 하나만 남기고 떼어줘야 잘 자란다며 모종화분을

가져가라는데, 화분을 늘리고 싶지 않아 그냥 

이곳에서나마 자라거라 마음먹었다가...

 

 

 몇 개만 떼어내 대충 심어줬어도 뭉쳐 있을 때보다

팔을 휘저으며 콩알만 한 싹조차 버티고 있어서

기특한 마음이 일었다. 그렇다면 나머지도 

나눠 심어볼까나???

 

 비가 잠시 멈췄을 때 꽃집에 들러 거름을 사고 

모종화분이 필요하다 했더니 아저씨가 쓰레기통에

버렸던 것을 다시 모으며 돈을 요구하였다.

옆에서 안 봤으면 몰라도 지저분한 화분에 기분이

묘했지만 정식으로 화분을 사자니 내키지 않아 

말없이 들고 와 씻어놓고는... 

다시 여러 날이 흘렀다.

 

 

 여유 있는 날에 포기를 나눠보며 서로 붙어 있고

연약하여 뿌리가 완전하지 않은 것도 있었지만

하나하나 심어보는데 귀여웠다.

 

 

 그러니까 이 아이들 모두가 바이올렛 2대의

한 엄마에게서 태어난 3세대들인데 너무 많아서

심어 놓고도 놀라웠다. 31개의 싹이었던 것이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을 하나 더 늘어놓자면,

바이올렛잎 색이 간혹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물이

닿아서만이 아니라 햇볕에 노출되면 그러하였다.

꼬마들 심어 놓고 물 흠뻑 주었는데 이상 없는 것을

보면 반그늘에 두는 것이 중요하였고, 뿌리가

부실해도 버린 것 없이 심어놨더니... 

싱싱하게 살아있어 고맙고 사랑스럽다.

 

 

 

 

    2023년 7월  16일  평산.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난(철골소심)  (4) 2023.08.03
매미 우화 껍질  (12) 2023.07.31
경동시장내 극장의 변화  (3) 2023.07.08
오해였구나!  (10) 2023.06.17
스파트필름 花창한 날!  (1) 2023.06.01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