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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다가와서가 아니라 볶음깨가 떨어졌다.
그래서 일단 시간이 오래 걸리는 차(茶) 끓이려고
인삼, 대추, 생강을 넉넉하게 넣어 불에 올렸다.
선물로 들어온 홍삼액을 먹은 후 가격이 있어서
망설이다 인삼을 직접 달여 먹는 방법을 선택하였다.
그러잖아도 겨울이면 몇 번을 끓이기도 하는데
재탕까지 하고 내용물을 버리려니 다시 물 넣고
끓여서 물 대신 마시자는 의견에 삼탕을 한 셈이다.
차 끓이는 옆에 깊숙한 팬을 올렸다.
팬이 달궈지자 머릿속에 하나 둘 불에 올리면
개운하고 좋겠는 재료들을 떠올렸다.
말끔한 깨를 제일 먼저 볶아내고,
달래장을 시작으로 요즘 잘 먹고 있는 돌김을 구웠다.
달래장이 떨어져 사러 갔더니 없어서 대신 대파를
듬뿍 넣어 양념장을 만들었는데 이 또한 좋았다.
김 부스러기를 털고서 달궈진 팬에...
며칠 전 재래시장을 지나며 사온 땅콩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맛봤더니 고소함이 덜하여
몇 번 나누어서 모조리 볶아 늘어놓았는데 열이 식자
껍질이 잘 벗어지고 만질 때 뽀송하며 매끄러웠다.
땅콩에서 기름이 스며 팬이 부드러워졌을 때...
까칠한 천일염 차례가 왔다.
반찬에 직접 간을 해 먹는 소금은 볶아야 깔끔하다.
수분이 날아가며 색이 조금 누렇게 변했고
소금 알맹이가 커져서 절구에 빻아 식혀 담았다.
여기까지 하려고 했는데... ㅎㅎ
부뚜막에 놓고 쓰는 함초소금이 눈에 띄었다.
아직 먹을 양이 꽤 남아 소독 겸 달달 볶아주었더니
내 마음마저도 개운해졌다. 이런 일들이 나도
모르게 준비된다면 좋겠지만 줄줄이 생각마저
이어져 즐거운 마음으로 하였다.^^
2024년 2월 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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