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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온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다시 날 정하는 것도 

번거로워서 우산과 비옷을 챙겨 길 떠나기로 했다.

적당한 모험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3-1 코스는

광나루역 2번 출구에서 시작되었다.

 

 광나루의 '나루'와 꿈을 뜻하는 '몽'이 합쳐져

광진구의 상징이 된 나루몽이다. 우산을 쓰고

한강 옆의 체육센터를 지나...

 

 한강다리 중 하나인 광진교를 지나게 되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한강 다리를 건너보겠나!

비는 내리지만 다리 건널 생각에 설레었고...

강바람이 불어서 우비를 입느라 잠시 멈췄었다.

 

 광진교(廣津橋)는 1936년에 준공되어 광진구 광장동과 

강동구 천호동을 연결하는 다리로 한강대교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다리여서 놀랐다. 6.25 전쟁 당시

북한군의 남하를 막기 위해 폭파되었다가 1952년 미군에

의해 복구되었으며 다시 시설물의 노후나 홍수 등으로

1994년에 완전 철거되었다가 2005년 본교량에 이어

자전거도로와 접속도로를 만들었단다.

 

 다리 위를 녹지보행로로 만들어 강물을 바라보며

꽃나무들 구경에 낮에도 걷기 좋았는데 밤에는

경관조명등이 들어온다니 볼만할 것이다.

 

 다리 중앙 부분에서 바라본 잠실방향!

흐린 날씨라 시야는 좁았어도 공기가 맑았으며

이런 날씨에도 다리를 건너는 몇몇과 마주쳤었다.

 

 중학교 때 국군의 날 행사 때문에 한강 다리를 건너려면

반나절은 족히 걸린 듯한데 생각보다 금방 건넜다.

이제 한강공원으로 내려가며 주변 경관을 위해

높낮이를 사선으로 자른 아파트를 지나...

 

 방금 지나온 광진교를 올려다보았다.

이따금 비옷 입고 산책 나온 사람들이 있어

우리야 물론이지만 낭만 있는 사람들로 보였다.

비에 작은 우박이 섞여 '토도독' 소리가 났다.

 

 광진교 밑을 지나다 커피 한잔씩 나눴다.

한강 다리밑이 이렇게 아름다웠구나!...ㅎㅎ

의자에 자릴 잡았으나 비가 날리고 바람도 불어 

다리교각 아치에 앉았더니 따뜻하고 아늑하였다.

 

 둘레길 표시가 보이면 반가웠다.

길 왼쪽으로 가수 ㅇㅌ이 시민들을 위해 조성했다는

공원표시가 있어 기부로 이런 일도 하는구나 싶었다.

암튼, 시민으로서 고맙지 뭐!

 

 인라인스케이트장, 한강드론공원을 지나자

 '암사생태공원'이 나왔다. 천호동을 지나 암사동에

온 것이었으며 줄 지은 미루나무(?)도 멋졌지만

 

 생태가 잘 보전된 원시적인 공원 모습에 감탄이

나오고 누런 풀들이 자유롭게 자라 멋스러웠음에

한강 주변을 산책하며 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암사동유적지는 서울올림픽공원의 

몽촌토성을 떠올렸으나 전혀 다른 곳이었다.

둘레길을 돌려고 갔지만 이런 곳을 만나면 언제

다시 올지 모르니까 들렀다 가야겠지! 입구에서 바라본

모습과는 달리 넓었으며 입장료는 500원이었다.

 

 암사동유적지를 나오자 오후 1시 20분 이어서

점심을 먹으려고 두리번 했지만 야외 의자는 비가 오며 

추워서 밥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아 부근의 배달 꽃집을 

기웃거리다가 예전에 서원이 있었다는 서원마을 경로당이

보여 허락을 구했다. 비옷 입은 여인들이 밥을 먹고 간다니

괜히 화장실 드나드시며 의심의 눈초리가 있었지만 험한

세상이라 이해가 되며 고마웠다. 넉넉잡아 30분 정도

머물렀는데 정수기 옆으로 커피믹스가 보여서

꿀꺽 입맛만 다시다 나왔다.^^

 

 서원마을을 나오자 질퍽한 길이 이어져 당황했었다.

임시 돌다리가 유용했어도 길이 지저분하니 

분위기가 으스스해서 여태껏 지나온 길 중 

최악이란 생각이었다. 굴다리를 넘으니...

 

 빗길에 차들 달리는 속도가 어마어마했는데

올림픽도로로 보행자길이 없는 곳이어서 

당연히 신호등도 없어 주의해야 했다.

우리는 우측 산길로 접어들어...

 

 암사 아리수 정수장을 지나...

 

 동쪽방향으로 길게 누은 고덕산(86.3m)에 들어갔다.

 

 강동대교가 바로 앞에서 보이기도 했으며 

낮은 산이지만 통과하는데 거의 1시간이 걸렸다.

비 오는데 참 용감했다는 생각이다.^^

 

 서울둘레길 3코스는 총 25.6km로 세 번에 나누어 

걸으려고 하며 둘레길을 모두 걸어보겠다는 목표가 생기자 

걷는 날이 기다려지기도 했다. 산에서 내려와 고덕역까지는

가까울 것 같아도 긴장이 풀렸었나 다른 길로 헤매다

찾아갔는데 오늘 일정 내내 우산 쓰고 비옷 입고서

몇 시간을 걸었으니 장한 날이었다.^^ 

 

 

 

 

  2024년 2월  27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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