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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하철 4호선 당고개역에서 내렸다.

땅이 얼고 눈이 와 미끄러웠던 1코스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2코스부터 다녀왔기에 다시 1코스 뒷부분을 찾아가는데 

어느 길로 들어가야 그곳이 나올지 애먹었다.

 

 

 같은 당고개역에서 내렸지만 길이 어디 하나뿐인가!

이럴까 봐서 애초에 2코스 시작되는 점에서 역주행을

해보려고도 했는데 계속 앞으로 가고 싶어서... ㅎㅎ

물어 물어 찾다가 이런 골목길로 향하게 되어...

 

 수락산으로 올라갔더니 사람은 보이지 않았으나

 

 시퍼런 산죽(山竹)과 계곡이 반겨주었다.

꼭 찾고 싶었던 장소는 아니었지만 조금 더

올라가니 지도가 있어 비교해 보았는데

 

 

 대략 200m 정도 차이가 나는 것 같았다.

덜 걷게 되어서 기분이 좋았을까?

아니다, 무엇인가 손해 보는 느낌이었어도

기막힌 경치가 있는 게 아니라서 앞으로 향했다.

 

 난이도가 상(上)임을 알리듯 시작부터 가파르게

올라가서 40분쯤이 지나 밑으로 내려왔더니,

 

 둘레길 표시가 없어 주위를 한참 둘러보았다.

 "우리에게 둘레길 표시 리본을 줬으면 좋았을 걸!"

가면서 길이 갈라지는 곳마다 달아놓고 싶었다.

이때 지도를 참조하니 수락산터널 위로 둘레길 표시가

지나고 있어서 고가 밑으로 걸어 올라갔었다. 

 

 그러자 리본을 달고 싶은 곳이 또 나왔다.

건널목 바로 왼쪽은 경기도 남양주시였고

오른쪽이 서울의 북동쪽 끝이어서 눈치껏 길을 건너 

산길을 올라가 보는데 이곳에서도 길이 갈라져...

둘레길과 불암산 정상으로 가는 길을 살펴야 했다.

 

 덕릉고개에 올라서니...

 

 우리가 수락산으로 들어갔던 골짜기가 보였다.

시계방향으로 빙 돌았던 것이다. 날이 풀렸을 거라며 

다시 1코스로 향한 것이었는데 산길 12.3km를

걸을 예정이라 스틱 가져가길 잘했다 싶었다.

 

 굴착기로 파 들어간 자국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채석장을 멈춰 서서 올려다보고

어쩌면 흙있는 부분 없이 암석이 가득할까 싶었다.

 

 언뜻 호랑이 얼굴 같은 수락산터널이 아래로 보였다.

터널을 사이에 두고 앞쪽은 수락산이고 우리가 있는 쪽은

불암산으로 쌍굴이 호랑이 눈처럼 보였던 것이다.^^

 

 산에서 올라갔다 내렸갔다는 반복하더니

철쭉이 잔뜩보여 철쭉동산에 도착한 것을 알았다.

 

 바로 마을의 뒤편이어서 산책길이나 쉼터로

주위가 잘 꾸며져 있었고 철쭉밭이 빽빽하고도 넓어

봄이면 나들이 나오지 않고는 못 배기는 장소일 듯하였다.

위쪽으로는 가지의 색이 밝아 분홍꽃으로...

 

 아래쪽은 가지에서 붉은빛이 돌아 아마도

자줏빛에 가까운 꽃이 피지 않을까?

철쭉은 번질 대로 뻗어나가 서로 얽히고 사람보다

키가 커서 꽃은 풍성하고 아름답겠지만 나무는

동서남북이 가로막혀 괴로울 것도 같았다.

 

 철쭉 바로 위에는 또한 개나리가 늘어져서 

머지않아 노랑과 분홍, 자줏빛이 환상을 이룰 듯

했는데 3시간을 걸어왔으니 풍경 좋은 이곳에서

밥 먹자며 도시락을 펼쳤다. 서울둘레길은 공원을

지나고 숲 속이라도 쉴 곳을 잘 꾸며놓아

편안하게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2024년 2월  20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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