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인기 있었던 소설을 발견하고 반가웠다. 내용을 모르고 시작했다가 우리나라와 일본은 성문화에 있어서 매우 다르고, 다른 정도를 지나 깜짝깜짝 놀랐다고 할까!. 특히나 이 소설이 하루키의 자서전이라니 평범한 일본 사람들이 어릴 적부터 그렇고 그런 경험들을 하다 청년기를 지나 어른이 되는가! 개방적이라 들었지만 궁금증을 일게 하였다. 1960년대 말~ 70년대 초가 배경이어서 우리나라로는 새마을 운동이 떠오르고 여전히 남녀칠세 부동석이며 손만 잡혔어도 시집가야 하는지 걱정인 시절인 반면에 12살 정도면 마냥 어리다 생각되는 나이임에도 '기르기'와 '나오코'는 서로 성장해 가는 몸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고 거리낌 없이 보여주며 만지고 애정을 표현하였다. 4살부터 둘은 자석처럼 붙어 있었다니(나오코의..
작년 가을로 접어들며 그림의 색이 점점 짙어졌었다. 사람이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닌가 의심도 해봤다. 하지만 이렇게 변함없는 줄기로 연출하는 것이 사람이라면 어려울 것 같았다. 올려다보면 위로 한 없이 이어졌다. 실외기 옆으로 벽을 타고 내려오는데 냄새는 없었고 꼭 유화처럼 보였다. 비가 오는 날에 주위 청소를 하다가... 관리실에 전화를 했더니 할 일 없어 심심한 여인이 전화를 한 것 마냥 시큰등하게 받았다. 밖에서 살피다 갔는지 모르겠지만 실제로 밖에 나가 올려다보면 거리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급기야는 1층까지 이어져 바닥에까지 지저분해졌어도 행동의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아파트 값 올린다고 돈 엄청 들여서 이름을 이상하게 짓더니 왜 이런 문제에는 등한시할까? (사진을 길게 바짝 찍었으면 냄새..
"오후 2시~ 4시 사이에 택배가 올 거예요." "아, 그래요? 정리하고 산책 다녀오겠습니다." 집에 있다가 딸기가 올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무슨 딸기를 택배로 보내지?' 유통기한이 짧아 상할 수 있어서 갸우뚱했다. 혹시 4시까지 기다리자면 추워서 산책 나가기 곤란하여 미리 다녀오자며 오후 2시쯤 돌아왔더니 엘리베이터가 위에서 내려오다가 우리 층에서 멈췄다. 도착했다는 느낌이었고 1층에서 아저씨와 만났다. 올라갔더니 길이 30cm 정도의 생선 30마리는 들어가겠는 스티로폼 상자가 보였다. 그런데 옮기려니... 참으로 가벼워 무엇이 들어는 있나??? 포장마저 가벼웠지만 귀하게 다룬 흔적이 보이고 공기방울이 크게 들어있는 비닐에다 돌돌 말은 딸기 한 팩이 놓여있지 않은가! '아직 익지도 않았네?' ..
올겨울에는 오색찐빵 한 박스 사 먹어보고... 호빵도 여러 봉지 쉼 없이 먹었기에 요번에는 집에서 만들어 엄마께도 갖다 드릴 겸 마트 간 김에 팥 500g을 미리 마련했었다. (동지가 지났다고 좀 할인됨) 반죽은 식빵믹스가 편하나 대형마트에도 없어서 인터넷 주문을 하려다 혹시 하며 동네 마트에 갔더니 마침 있어 준비가 쉬웠던 편이다. 한가한 날에 팥을 불렸다. 몇 시간을 불려야 한다는 정석은 없고 결국은 푹 물러야 하므로 쌀뜨물 받은 것이 있어 씻었다가 여러 번 헹궜는데 삶아서 처음 물은 떫다고 버리는 사람이 있지만 껍질까지 몽땅 사용하며 그대로 삶았다. 이따금 물을 더해주면서 소금 두 꼬집 정도 넣었고 단맛은 올리고당 조금과 꿀을 넣어 맞추었다. 엄마가 당뇨시기 때문에 단맛을 많이 넣을 수 없었고, 푹..
연말에 부모님 댁에 갔더니 아버지께서 주실 것이 없다며 옷을 내놓으셨다. 손수 뜬 옷이라며 빨아 입으라는데 언뜻 내 기억에 엄마가 뜨개질하시던 모습은 50대 셨어서 강산이 몇 번은 변하지 않았을까? 순간 마음이 묵직해졌다. 엄마의 손뜨개에 뭉클함이 일었던 것은 아니고 무엇이라도 주시려는 마음은 알겠는데... 입지 않으면 버리는 세상이라 솔직히 짐스럽다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입술로는 '아니요'라는 말이 새었지만 청각이 나쁘신 아버지께서 못 들으셨는지 멈칫하던 중 거듭하여 말씀하셔서 그러겠다고 마음 없이 대답해 드리고는 세월이 흠씬 묻어난 묵직한 옷을 마지못해 가방에 넣었다. '재활용을 해야 하나!' 당시에는 오자마자 처리할 것 같았어도 고민 아닌 고민이 되어 옷을 펼치고 살펴보았다. 어디 구멍 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