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명절이면 시누님이 약밥을 해다 주셨다.

요번 설날에는 오시어 무엇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써주셔서 찹쌀도 샀겠다 혼자서 해보았는데......

 "平山, 쉬웠나?"

 "응, 무지 쉬웠어. 밤 까는 것 말고는...ㅎㅎㅎ..."

 

 

 

 그러잖아도 쉽게 하고 싶어서 비닐에 꽉 눌려진 진공 밤을 만져보다가 도저히 섭섭해서 돌아왔었다.

값이 거의 두 배 차이가 나니 이럴 때 집에서 돈을 벌어보기로 하자!

 

 생밤을 입에 넣고 '오도독' 하는 사이에 다시 한 알 까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입에서는 자꾸만 먹고 싶다 하는데 벗겨야 하는 부분은 여러 겹이니 애가 어찌나 타는지......

더욱이 이렇게 음식에 넣으려고 모여야 하는 경우는 처음 있는 일이라서 그야말로 극기훈련이었다.

 

 *한 알을 까서는 처음이니 맛보기로 먹어볼까? 했다.

아니야, 아까워...언제 모으려고?

아~~그렇지~~

 

 *두 번째 까면서 자꾸만 처음 알이 쳐다봐졌다.

그래서 입을 앙~ 다물었다.

먹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자! 그러자!

 

 *두 알이 모여지기는 처음 있는 일이라서 뿌듯함에 세 번째 알에 집중을 했다.

어머님은 밤을 반으로 갈라서 넣으라 하셨는데 요번 것은 반을 갈라서 반쪽만 먹어볼까?

야, 평산! 먹는 것 아니라고 했지? 알았습니다아~~

 

 *반으로 쪼갰으니 이제 4알처럼 보였다.

다섯 알 째이니 이쯤에서 한 알 먹어도 용서될 수 있는 것 아닐까?

독이 들어 있을지 모르는데......

안 무서워?

그러며 자꾸만 최면을 걸었다.

 

 햐~~~

어려웠어라...ㅎㅎㅎ..

이를 악 물고 쉬지 않고 까서 12알까지 모았다.

와~~~이런 일이 있다니......

그리고는 아까워서 반쪽만 눈 감고 먹어버렸다...ㅎㅎ...

 

 약밥을 만들어보니 쉽기도 하고 맛있기도 해서 첫날은 너무나 먹어 소화제를 아니 먹을 수가 없었다.

설탕양도 줄이고 간장도 조금 줄였는데 색이 연해서 오히려 찹쌀 알갱이들이 반짝반짝 보여 먹음직스러웠다.

그러니까 설날 이후로 3번을 해먹었으니 이제 선수가 되었다.

 

 

1, 찹쌀을 4컵 씻어서 채에 거른 후 약 30분을 둔다.

2, (물 2컵, 진간장 5t, 식용류 2t, 소금 1/2t, 설탕 알맞게.....)....가볍게 끓인다.

3, 찹쌀에 끓인 것을 붓고 밤 대추를 얹어서 밥을 한다.

4, 찰밥이 되었을 때 참기름을 2t정도 넣고 섞어준다. 

 

 

 

 

 

2012년   2월   15일   평산.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든이 넘으신 어머님이 짜주신 노랑모자.  (0) 2012.03.17
겁은 많아서 ...  (0) 2012.02.29
집 앞에 이런 곳이 생겼어요.  (0) 2012.02.10
新人文學賞 당선이라...  (0) 2012.02.06
추운 날 담근 깍두기...  (0) 2012.02.05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