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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났을 때는 분명 비가 왔는데 설거지를 하고 나니 비가 그쳤다.

남쪽으로 검은 구름이 보였지만 앞으로 비 올 확률이 희미하다니 가방을 싸기 시작했다.

어제 나름 쉬었고 뒷산에 가는 것도 지루해져서 문득 새로운 환경으로 저벅저벅 들어가고 싶었다.

너무나 가고 싶을 때는 같이 갈 사람이 없어도 용감해진다.

어느 길로 갈까 하다 부담 없고 여운이 남았던 영봉으로 향했다.




 토요일이라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으나 한산해서 속으로 걱정되었지만,

좋은 사람들이 산에 올 거라며 마음을 편하게 가지려고 했다.

용덕사를 지나는데 봄에는 보이지 않았던 나무 연꽃이 피어있었다. 心이라...

 



 산길을 몇 백 미터 오르는데 사람이 없으니 나중에는 오히려 경계심이 없어지는 듯하였다.

그러나 천천히 가자며 왜 그리 서두르는 것인지, 무서운 거야? 아니야...ㅎㅎㅎ...

속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나무들이 자라 좁아진 숲길을 한참 걷는데 가까운 앞쪽에서 말소리가 들렸다.

뒤에서는 갑자기 조리(?)를 신고 올라오는 남자가 있어 줄줄이 걷다 지도의 현 위치에서 처음으로 쉬는데,

내려오는 사람이 4명 있었으니 총 9명이 앉았으나 여인은 혼자여서 일행이 있는지 두리 번 하며 쳐다 들 보았다.

 '나름 용감하다 생각하겠지!...ㅎㅎ'



 

 물 한 잔 마시고 먼저 일어나 군사시설도 느긋하게 지나고 오른쪽으로 돌아 이리저리 살피다...




 다녀와 무릎에 표시나 지 않도록 발 디딜 때 사뿐사뿐 걸어 헬기장에 도착하였다.

몇 번 째 오르는 곳이라 낯익어 멀게 느껴지지 않았다.



 

 코끼리바위와 서울시내도 한번 바라다보며 살고 있는 곳을 찾아봤으나 ...

방향을 오른쪽으로 더 틀어야만 보일 듯하였다.




 영봉 정상을 올려다보며 바로 위에 고개 내민 늠름한 인수봉도 반갑고 가을이 저 기련가!

억새풀과 마타리(?)가 바람에 흔들거렸다.

아침에 온 비가 무색해지게 날은 왜 그리 화창한지...




 흰 구름은 멀리 도봉산 자운봉으로 날아오르고...



   


 풀숲에 가려진 들꽃들 찾아 말을 걸었다.

처음 시작은 불안했으나 산 위로 오르며 반대편 사람들도 만나고 분위기가 밝으니 나도 화사해졌다.

 '이런 맛에 오는 것이지!'

 



 여기에 오면 늘 앉던 자리 뒤쪽에 부부가 소풍을 왔는지 여섯 분이 점심을 들고 있었다.

지나기가 어려울 수도 있었으나 어떻게 그냥 간단 말인가?

 "앞자리에 조금 앉았다 가겠습니다."

자리에 앉았더니 보기와는 다르게 그들과 몇 미터 거리가 있어서 좋았다.

시장기는 모르겠는데 힘이 빠져 포도 한 송이를 햇살 온몸으로 맞으며 달콤하게 먹었다.

송편도 꺼내서 천천히 음미하며 혼자라도 잘 왔구나!

 "햇살이 따갑지 않으세요, 어떻게 그리 앉아 계시는지......"




 모자를 써서 얼굴이 가려지니 나머지 부분이야 햇살이 강해도 시원하게 느껴졌다.

커다란 구름이 놀러와 산그늘을 만들어주면 배낭을 등에 대고 잠시 누웠다가...

눈이 부시면 다시 일어나 주변의 경관과 만경대를 올려다보고 사람이 바글바글한 백운대도 바라보았다.

바위를 오르는 암벽 사나이들이 꾸물꾸물 움직이며 조금씩 올라가고 있었는데

날이 흐려서 보름달을 보기 전이라 마주한 인수봉과 친구가 되어 보름달 대신 소원을 말하기도 했다.




 오르다 토실토실한 도토리가 보여 두 개를 주웠다 다시 산에 돌려주었는데...

마지막 내려올 때쯤엔 동글동글한 것이 얼마나 귀여운지 보석을 발견한 냥 한 줌 집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참나무는 산의 아래 자락에서 사는 것 같다며 다음에 또 유심히 살펴보기로 했다.

발걸음을 천천히 조심스럽게 했건만 저번보다 산행시간이 한 시간 가까이 줄었네?

 '얼른 가서 씻고 낮잠 조금 자자!'

그런데 집에 오니 혼자서의 山行이 재밌어서 다시 갈 날을 꼽고 있었다.





2016년  9월  1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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