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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상에서떠남

고창 선운사

평산 2016. 11. 28. 00:17

 비는 오는데 선운사에 갔다.

시간이 갈수록 더 많이 내릴까 봐 다른 곳보다 먼저 들렀다.

두툼한 옷을 입어 다행히 춥지 않았으며 비에 잔뜩 젖었지만 제법 운치 있었다.

아주 오래전 유명하다는 동백꽃 보러 왔다가 무척 실망했는데...^^




 당시에 못 봤던 천연기념물 '송악'을 만나 기뻤다.

 '바로 앞까지 못 가게 되어 있을까?' 중간에 물이 흐르고 넉넉한 시간이 아니어서 멀리서 나 봤다만,

우리나라 송악 중 제일 커다랗다니 어떤 식물일까 궁금해서 찾아보았다.




 일종의 덩굴식물로 밑에서 올라간 줄기들이 제법 역사를 말해주었다.

잎과 줄기에 사포닌과 알칼로이드 성분이 있어 약용식물로 쓰이며 지혈과 경련을 멈추게 하는 효능이 있단다.

흔히 화초로 키우는 아이비(ivy)가 바로 송악으로 세모 모양의 잎이 비슷하지만,

이곳 송악은 '상록 아이비'(green ivy)라고 표시해야 정확하다는데 청량감에 열매도 탐스럽다.




 새파란 싹이 절 입구까지 이어져 맥문동 같기도 하고 보리를 심은 냥 싱그러웠다.




 시원스러운 일주문에 도착하여...




 여기저기 서있는 동백나무를 만났는데 혹시나 찾아보다 꽃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무가 오동통~~하니 귀여웠다...ㅎㅎ..




 계절을 모르고 개나리와 진달래가 보이더니 동백도 세상이 궁금했나 보다.



 

 문득 김용택의 詩에서 여자에게 버림받고 살얼음이 낀 선운사 도랑물을 맨발로 건너며...

이를 악물었다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곳이겠지 싶어 웃음이 나왔다...ㅎㅎ...

둘이서 조그마한 양산에 얼굴만 삐죽 넣고, 이야기 나누며, 도랑을 쳐다보다, 멋스러운 고목에 빠져들다...



 비교적 소박한 모습의 천왕문(天王門)에 도착하였다. 백제시대(577년)에 창건되어...

유교를 섬겼던 조선시대에도 황실의 법찰로 법등을 밝혔다 하며 요즘은 복지시설을 운영하여 노스님들이,

아름답게 노후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니 바람직한 일이리라!




 감나무 앞에  '종각'이 보이고...




 보물 제290호로 신라 진흥왕 때 지어진 '대웅보전'이 화려한 듯 묵직하게 자리 잡았는데...

새벽에 집을 나와 이곳까지 왔으니 감사드리며 부처님께 잠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기억을 더듬어 대웅전 뒤쪽을 바라보다, 햐~~~ 동백 숲이 저렇게 울창했었나!

어설픈 3월에 뚝뚝 떨어진 동백꽃길을 걷자며 설레다 찬바람만 불어 섭섭함을 지나 배신감(?)으로 돌아섰는데,

몇 그루 밖에 안 보이더니 어인 일인가! 그동안 이렇게 불었을까? 20년이 흘렀다 하나 헛 것을 본 것일까...ㅎㅎ...

동백기름을 팔아 절 살림에 보태려고 스님들이 심었다는데 맨발로 차디찬 도랑을 건너던 詩人은 그까짓 사랑 때문에...

그까짓 여자 때문에 다시는 울지 말자며 눈물을 감추다 동백꽃 붉게 터지는 선운사 뒤안에 가서 엉엉 울었다나?

 '동백꽃이 피면 정말 볼만하겠네! ' 사랑과 여자는 분명 그까짓을 넘어선 걸 거야...^^




 '성보 박물관' 가면 보물을 볼 수 있다 해서 서둘러 절 가장 깊숙한 곳까지 찾았다.

허나, 자세히 못 들어서 무엇이 보물일지 스님은 조용히 참선하시는데 왔다 갔다 해서 죄송스러웠다.




 금빛으로 빛나 화려했던 중앙을 한번 담고 양쪽에 그림이 있어 움직였는데 '금동 지장보살좌상'이 보물이라네.

1936년 2명의 도굴꾼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갔지만 소장한 사람마다 우환이 생기자 마지막 사람이 선운사로 연락을 주어

 2년 후에 일본에 가서 찾아왔다는 보물인데 과연 돌아오려는 효험이 있었을까! 


 절에 건물만 있으면 그 절이 그 절 같지만 기념물이 되는 식물이나 나무나 보물이 있으면 아무래도 눈여겨보게 되며,

어슴푸레 다녀왔다고 그동안 시시하게 여기다 빗속을 거닐며 선운사 재미나게 구경했다.

다음에 오면 또 다른 풍경들이 보이겠지!...^^*




2016년   11월   28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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