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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밥을 잔뜩 먹어 배가 불렀는데 때마침 竹洞里 마을 산책이 도와주었다.

오후 1시 30분쯤 시작하여 약 한 시간에 걸쳐 소화도 시킬 겸 다리운동을 하고 온 것이다.

이미 겨울로 들어선 서울에 비해 파릇한 대나무와 가을이 머물고 있어서 화사함을 누리기도 했다.


 그런데 마을회관으로 돌아오니 다시 맛있는 모시 개떡 체험이 기다리고 있었다...ㅎㅎ

출출하지 않았지만 먹는 것을 좋아하니, 야호~~~♬



 


 맵쌀을 불려 건진 다음 모시를 삶아 방앗간에 가서 쑥과 함께 쌀가루를 빻는 것처럼 준비한 후...

익반죽(뜨거운 물을 살짝살짝 부우며 반죽)을 하셨다고 알려주셨다.

색이 쑥을 넣은 것과 비슷하였는데 모시 향기는 그다지 느낄 수 없었다.




 모양은 각자 알아서 만드는 것이라 간혹 웃음소리가 흘러나왔으나 우리 팀은 간단한 모양으로 평범했다.

송편처럼 속을 넣고 만들기도 하지만 소위 개떡으로 만들었는데...

찰흙을 갖고 놀이하는 것처럼 촉감이 좋았다.




 햐~~~다 익었구나, 색이 참 예쁘네!...ㅎㅎ..

솥에 번호를 매겨놓아 쉽게 찾을 수 있었으며 김이 빨리 나가야 쫄깃거림이 좋아서...

뒤집어 식힌 다음 맛을 보았는데 배가 고프지 않았음에도 5개는 먹었을 것이다.

남아서 몇 개는 집에 가져왔는데 여전히 식감과 맛이 좋았다.



 

 끝으로 향주머니 체험까지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이 일었다.

각각의 체험과정에서 색의 조화나 섬세함 등 정성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장님, 이렇게까지 준비하셨어요? 모시 헝겊이 곱습니다...ㅎㅎ"

 "이런 일은 한 번이니까요...^^"




 주머니에 넣을 한약재였는데 향이 좋기로 유명한 약재들만 모아놓으신 듯했다.

은은하면서도 보통 허브나 장미향보다 짙었으며 냄새만 맡아도 건강한 韓方茶를 마시는 느낌이었다.

마을이 갖고 있는 자원 중 대나무와 모시를 이용한 체험들이라 착상도 훌륭했지만...

얼마나 말끔하게 준비하셨는지 송구스럽게도 체험자가 아니라 꼭 대접을 받는 기분이었다.

  



 재료도 어쩌면 이렇게 세세하게 준비하셨는지...^^

향주머니를 꿰매야 하니 바늘이 있어야 하고 중년들을 위해서 실 꿰는 도구까지 마련하셔서 웃음이 나왔다.

실 꿰는 도구는 사용해본 적이 없어 엄두를 못 내고 그냥 실을 꿰어보는데 앞에서 누가 구경하는 듯하면...

시간이 걸릴까 봐 조마조마했으나 다행히 술술 꿰어져 반박음질로 촘촘하게 처리해서...




 뒤집은 다음 한약재를 넣으며 작은 계피 조각을 슬쩍 입에 넣고 맛보며 진행하였다...^^

모시의 촉감은 뭐랄까, 부드러우면서도 까슬까슬한 삼베의 느낌이 잠재해있었다고나 할까?

손으로 만져 주름잡기도 수월했으며 끈으로 묶어 완성했더니 소품가게의 향주머니가 부럽지 않았다.

천궁, 백지, 계피, 감초 등이 들어갔다.


 그런데 앞에 있는 청년이 자기 몫을 하지 않고 그냥 앉아 있는 게 있는 게 아닌가?

바늘에 실을 꿰어해봤으나 실이 두 번이나 끊어져서 그런다며 말을 흐렸다.

옆에서 '군대 갔다 온 남자들은 바느질을 기본으로 잘한다.'라는 소리가 들리고...ㅎㅎ

앞에서는 진행자가 다 했냐고 물어보고 있었으니 시간이 빠듯한 듯했으나... 

다시 실을 꿰어 무슨 소리가 들리거나 말거나 집중하여 청년에게 건네주었다.

거실 책장 앞에 놓았는데 향이 흘러나오며 한방차를 계속 끓이는 듯한 내음이 솔솔 나 기분 좋다.


 "이장님, 만나 뵈어 반가웠습니다. 10년 전 정착하셔서 이장일을 맡으시며 어려운 점도 말씀해주셨는데요,

많은 공감이 있었습니다. 나라를 이끄는 사람도 그렇지만 마을을 이끄시는 분들도 쉽지 않지요.

그나마 竹洞里에는 대나무와 모시란 자원이 있으니까요, 오늘처럼만 活用 하셔도 마을이 금세 빛날 것입니다.

체험마다 정성이 가득 담겨 감동받았는데 아름다운 竹洞里로 거듭나시길 바라겠어요!"






2016년  11월   24일   평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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